아프가니스탄 탈레반 무장세력에 억류된 한국인 인질 23명 중 배형규 목사에 이어 심성민씨가 피살됨에 따라 나머지 피랍자의 안전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텔레반이 순차적인 살해 위협을 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아프가니스탄 정부와 탈레반 간의 타협 가능성이 낮다는 점에서 추가 희생에 대한 우려가 커져가고 있다.



탈레반 대변인을 자처하는 카리 유수프 아마디는 31일 협상 시한을 1일 오후 4시30분(한국시간)으로 다시 설정한 뒤 로이터통신을 통해 "탈레반 죄수 석방 요구에 대해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으면 다른 인질들을 살해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재차 위협했다.

아마디는 이어 "이 시한이 최종 시한"이라며 "한국민이 한국 정부와 아프간 정부에 (인질 석방을 위해) 탈레반 죄수를 풀어주도록 압박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고 AFP통신과 아프간 이슬라믹 프레스(AIP)가 전했다.

그러나 아프가니스탄 대통령궁의 하마이온 대변인은 이날 카불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탈레반이 요구하는 수감자와 인질 교환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고 "아프간 정부는 인질을 구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 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다른 방법이 군사작선 또는 돈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는 "대답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외교통상부는 아프가니스탄에서 납치된 심성민씨가 피살됐다고 이날 오후 공식 확인했다.

우리 정부는 성명을 통해 "납치단체가 우리가 감당할 수 없는 요구를 하면서 무고한 민간인들을 납치하고 인명까지 해치는 만행을 자행한 것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와 함께 "또다시 우리 국민의 인명을 해치는 행위가 일어난다면 이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우리 국민들의 희생에 대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