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급등과 환율 불안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을 위해 유류세가 인하돼야 한다고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촉구했다.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리는 대한상의 주최 '최고경영자대학'에 참석중인 손 회장은 26일 행사장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나라의 유류세는 57.7%로 일본의 49.9%는 물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인 51.9%에 비해 높다"면서 "적어도 OECD 회원국 평균에는 근접할 수 있도록 인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환율 문제에 관해서도 언급하면서 "원화가치의 지나친 절상 방지를 위해서도 해외투자가 활성화돼야 하며 현행 300만달러인 해외 부동산 투자 한도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사 문제에 관해 손 회장은 "최근 분규가 줄어 다행으로 생각했는데 이랜드, 연세대 병원, 금속노조 등의 파업사태를 볼 때 과거의 강성 노동운동이 재연되지 않나 하는 걱정이 든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특히 노동계가 문제삼고 있는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 "2년 후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토록 한 비정규직법도 문제지만 이 법이 사용자에게 2년 미만 근로자의 경우 계약의 자유를 줬는데도 법을 넘어 무조건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라고 비판했다.

손 회장은 "올해말 대통령 선거는 매우 중요하며 어떤 분을 뽑느냐에 따라 5년, 10년 뒤의 한국이 크게 달라질 것"이라면서 "회원기업들의 의견을 정치권에 전달하는 한편 차기 정부 정책 수립에 경제계 의견이 반영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정부의 경제성과에 대해 손 회장은 "환율, 원자재가 등 어려운 여건이 지속됐지만 수출 3천억 달러를 달성하고 물가안정을 이룬 것은 잘한 일이며 특히 칠레, 싱가포르에 이어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등 대외개방을 적극 추진한 것은 매우 훌륭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또 선거법, 정치자금법 개정 등을 통해 돈 안드는 선거풍토를 마련함으로써 기업 부담을 덜어준 것도 잘된 일이라고 지적했다.

손 회장은 그러나 "성장률이 작년에 5%에 머문데 이어 올해도 4.5%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라면서 "투자가 좀더 촉진됐더라면 성장률이 더 상승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 회장은 "논란이 되는 일부 지역의 부동산 가격 상승은 세계적 유동성 과잉 탓도 있지만 주택부족과 과도한 신도시 등 토지개발에 따른 지역 보상비도 큰 몫을 했다"고 현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지난 2월 대한상의를 비롯한 경제계의 사면 요청 대상 가운데 44명이 사면된데 사의를 표명하고 "이번 광복절 특사에도 경제인 63명의 사면을 청원 중인데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기대를 밝혔다.

해외자본의 국내기업 인수합병(M&A)에 규제를 가해야 할지를 두고 최근 정부 내에서 논란이 일고 있는 것과 관련해 손 회장은 "자본의 이동에 제한을 가하지 않는다는 원칙도 중요하지만 기업이 경영권 방어에 대한 불안을 떨치고 안심하고 경영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견해를 표명했다.

(서귀포연합뉴스) 추왕훈 기자 cwhy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