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이 과거와 달리 상대적으로 안정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26일 코스피지수가 40포인트 이상 급락한 가운데도 코스닥지수는 2.32포인트 하락하는 데 그쳤다. 이는 그동안 코스닥지수가 코스피에 비해 덜 오른 데다 최근 한국 주식 매도 규모를 늘리는 외국인이 코스닥에서는 매수 우위를 보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코스닥지수도 올 들어 이렇다 할 조정 없이 연초 대비 30% 이상 상승한 점을 고려하면 지수 관련주보다는 실적이 뒷받침되고 있는 개별 우량주 중심으로 매매 폭을 좁히는 게 바람직하다고 권유했다.


◆외국인,코스닥은 순매수

유가증권시장에서 연일 대규모 순매도 행진을 벌이는 외국인은 코스닥시장에선 오히려 사흘째 순매수를 이어가고 있다. 연초 이후 이달 26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3조원 이상 매도 우위인 것과 달리 코스닥시장에서는 7062억원 매수 우위다. 이는 같은 기간 개인 순매수 규모(5863억원)보다 많은 것이다.

정근해 대우증권 연구원은 "비싸진 유가증권시장보다 덜 오른 코스닥시장으로 외국인의 관심이 이동하고 있다"며 "외국인이 수급을 주도하면서 코스닥시장은 앞으로도 유가증권 시장에 비해 더 안정된 흐름을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윤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최근 코스피지수가 급등할 때 코스닥지수는 신용대출 문제 등으로 정체상태였다"며 "하반기에는 유가증권시장에 비해 상승 탄력이 더 붙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그는 "코스닥지수는 과거 IT(정보기술) 버블기 이후 최고점인 760선을 이미 넘어서 별다른 매물 부담이 없는 상황"이라며 "단기간 부진하더라도 연말께는 900선까지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실적주가 더 간다

정근해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의 코스닥 매매 특징은 지수 관련 대형주보다 중소형주 가운데도 실적 우량주 위주로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는 점"이라며 "26일 증시에서 비금속과 컴퓨터서비스 업종 등의 상승세가 두드러진 점이 이를 방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오는 8월 본격적인 실적발표를 앞두고 당분간 실적 기대주의 선취매 성격으로 매수세가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익 모멘텀이 살아 있는 조선 기자재주와 하반기 실적개선이 기대되는 인터넷 IT 관련 부품주들이 유망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이윤학 연구위원은 "지수가 옆걸음을 보일 때가 실적 우량주를 싸게 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IT 외에 실적이 바닥을 탈출한 자동차 부품주도 유망 투자대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동안 강세를 주도했던 조선 철강 등 차이나플레이 관련주들은 아직 이익 모멘텀이 살아 있어 더 갈 수 있지만 상승 탄력은 과거에 비해 현저히 떨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