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연내 공기업 3곳을 주식시장에 상장시키는 방침을 확정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합니다. 기업가치가 높은 알짜 공기업들이 대상에서 모두 빠져 우량주식 공급 확대라는 당초 취지가 무색해 졌기 때문입니다. 박병연기자의 보돕니다.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해 오던 공기업 상장이 결국 용두사미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정부는 연내 공기업 10여 곳을 주식시장에 상장시키겠다는 입장에서 한발 물러나 지역난방공사, 한전KPS, 기은캐피탈 등 공기업 3곳의 주식 일부를 상장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당초 상장 후보로 거론됐던 한국전력 발전자회사를 비롯해 도로공사, 주택공사, 인천국제공항공사 등 알짜 공기업들은 대상에서 모두 제외됐습니다. 상장 방식도 해당 공기업 주식의 20% 내외를 상장시키는 부분 상장이어서, 우량주식 공급 확대라는 당초 취지가 무색하게 됐습니다. 예상 공모가 기준으로 이들 공기업 3곳의 시가총액은 기껏해야 2000억원 내외여서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극히 미미하기 때문입니다. 공기업 상장은 국내 증시에 우량주식 공급을 확대함으로써 해외투자자 유치에 일조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또 최근 공기업 감사의 무분별한 외유로 도덕적 해이와 방만 경영에 대한 비난이 끊이질 않고 있는 공기업 경영을 투명화 한다는 점에서도 바람직하다는 지적입니다. 하지만 정부의 공기업 상장 정책이 이 같은 취지를 무색하게 할 정도로 축소 변형되면서, 전시 행정의 전형이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습니다. 일부에선 공기업 민영화를 전제로 하지 않은 공기업 상장은 애초부터 단추가 잘못 끼워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결국 공기업 민영화라는 본질적인 문제는 외면한 채, 마지못해 꺼내놓은 공기업 상장 카드는 듣기에만 그럴듯한 ‘말잔치’에 불과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습니다, WOW-TV NEWS 박병연입니다. 박병연기자 bypark@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