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ㆍ투자ㆍ요양관련 인터넷 서비스 '인기'

인터넷은 젊은층의 전유물일까.

그렇지 않다.

한국이든 미국이든 인터넷 이용자 증가율이 가장 높은 계층은 50대 이상 시니어세대이기 때문이다.

미국 시장조사 회사인 퓨인스티튜트에 따르면 2000년 65세 이상 인구 중 인터넷 이용자는 불과 12%였지만 2007년 조사에서는 32%로 무려 160% 이상 급증했다.

50대도 2000년 38%에서 2007년 65%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20대와 30~40대 계층의 증가율이 40%대에 그친 것과 크게 비교된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이 실시한 '2006하반기 정보화 실태조사'에 따르면 50대의 경우 2005년 말 인터넷 이용자 비율이 35.7%였지만 작년 말에는 42.9%로 가장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다.

시니어 계층은 인터넷 이용자의 절대적인 비율은 낮지만 증가율은 다른 세대를 압도하고 있는 것이다.

이른바 '와이어드 시니어'(wired senior,인터넷으로 연결된 시니어계층)를 겨냥한 인터넷 서비스가 전 세계적으로 유행처럼 쏟아지는 것도 이런 현실의 반영이다.

조작이 간단하고 그들만이 원하는 정보를 선별해 띄워놓는 게 특징이다.

글자 크기를 확대해 놓은 사이트도 있다.

일례로 미국 인터넷 기업인 이온스사는 50대 이상 시니어 계층을 겨냥한 검색 전문 사이트 크랭키닷컴(cranky.com)을 운영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중국 여행(China trip)이란 단어를 입력하면 일반 검색 사이트에서는 6000개의 페이지가 뜨지만 크랭키닷컴은 시니어 계층에 적합한 웹사이트를 선별해 4개만 보여준다.

또 TCL커뮤니케이션즈가 40대 이상 계층을 겨냥해 만든 마이부머플레이스닷컴(www.myboomerplace.com)은 간단한 조작 몇 번으로 자신의 블로그를 만들어 사진이나 글을 올릴 수 있다.

시장조사 및 컨설팅회사인 포캘리스트의 조사책임자 데이비드 노스트랜드씨는 "베이비붐 세대의 상당수는 1995년 웹브라우저인 네스케이프가 첫선을 보였을 때부터 인터넷을 사용한 계층"이라며 ♥노년층의 경우 전자메일과 사진교환 정도만 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컴퓨터를 활용하다보면 나이와 상관없이 누구라도 활용 범위를 크게 넓히기 때문에 이들을 겨냥한 웹사이트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뉴질랜드의 그로운업스(grounups.co.nz)란 사이트는 시니어 계층을 위한 각종 뉴스와 금융정보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게임도 즐기게 해준다.

또 시력이 좋지 않은 노인들을 위해 손쉽게 웹사이트 글자 크기를 키울 수 있도록 배려했다.

이 사이트를 만든 마케팅전문가 리처드 풀씨는 "올해 뉴질랜드에서만 4만명의 베이비부머가 은퇴하게 되는데 이들 대부분은 인터넷을 즐기고 있다"며 "여행과 새로 출시되는 승용차의 주요 고객인 베이비부머를 대상으로 하는 인터넷 마케팅이 큰 효과를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의 경우 개호(요양시설)의 집찾기 구루나비 시니어(유명 식당가) 등 특색있는 사이트가 인기를 끌고 있으며,유료화를 추진하는 업체들도 등장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인터넷 강국이지만 시니어 계층을 겨냥한 전문 인터넷 서비스는 이제 걸음마 단계다.

현재 더시니어(www.thesenior.co.kr),디지털시니어클럽(www.4u2.co.kr)과 어르신나라(www.aged.or.kr),실버넷(www.silvernet.ne.kr) 등이 운영되고 있지만 대형 포털에 비해 콘텐츠가 부족하고 참여자도 적다.

뒤집어 보면 그만큼 성장 가능성이 높은 분야라는 얘기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