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반월공단에 있는 광섬유제조 업체 옵토매직.이 업체 직원들은 요즘 질소산화물,황산화물 등 공장에서 뿜어져 나오는 대기오염 배출량이 얼마나 되는지에 온통 신경이 집중돼있다.

지난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간 '수도권 사업장 오염물질 대기총량제' 때문이다.

더군다나 정부는 오염물질 배출량(할당량)을 매년 줄여간다는 방침이지만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뾰족한 수가 없어 속수무책인 실정이다.

'오염물질 대기총량제'로 수도권 소재 기업들에 비상이 걸렸다. 오염방지 설비를 설치하는데 적잖은 비용이 드는 정책임에도 불구,정부가 충분한 준비 기간을 주지 않고 시행을 강행했기 때문이다.

대기총량제 대상 업체는 올해 190여개 사업장(2600여 배출구)이지만 2009년에는 무려 1200여개 사업장으로 늘어난다.

기업들은 올해의 경우 보강된 자체 시설로 규제를 피해갈 수 있다.

하지만 막대한 비용과 운용 부담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아예 '배출허용총량'을 다른 업체로부터 구매,이용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을 정도다.

옵토매직 관계자는 "이곳 회사들의 경우 배출저감·관측시설을 계속 확충하기보다는 돈이 좀 들더라도 배출권을 다른 업체에서 사 쓰는 게 장기적으로 이익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우선 회사 부담으로 대당 3300만원대의 굴뚝 자동측정기기를 굴뚝마다 설치해야 하는 등 설비투자 비용이 큰 부담이 되고 있다. 1200만원대의 배출가스유량계와 연료유량계 등도 설치해 월별 배출량을 산정,행정기관에 제출해야 하는 것도 부담이다.

이러다 보니 사업계획을 제때 확정하지 못하는 기업도 생기고 있다.

안양과 부천에 사업장이 있는 발전업체 GS파워는 현재 간헐적으로 사용하는 부천공장 1개 굴뚝에 새로 방진설비를 추가로 설치해야 할지,사용시설이 노후될 경우 추가장비 설치를 어떻게 할지 등에 대해 검토 중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총량제 실시 업체에는 저황유 사용의무화 적용 배제나 대기오염 배출 부과금 면제 등 각종 지원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

[ 용어풀이 ]

◆오염물질 대기총량제=사업장에 연도별로 배출 허용 총량을 할당하고 할당량 이내로 오염물질 배출을 허용하는 제도. 질소산화물(NOx)과 황산화물(SOx),먼지 등의 배출 규제가 이뤄진다.

대상 업체들은 회사 부담으로 각종 오염물질 측정기를 설치해 월별 배출량을 산정,행정기관에 제출해야 한다.

배출 허용 총량을 초과할 경우 초과부과금을 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