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셀의 홀인원이 경기에 더 집중하도록 만들었습니다"

한국여자프로골프의 지주 박세리(30.CJ)가 위기에서 더욱 빛나는 해결사의 진면목을 보여주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제이미 파 오웬스 코닝클래식에서 완벽한 부활을 알렸다.

특히 박세리는 16일(한국시간) 대회 최종라운드에서 우승 경쟁을 벌였던 모건 프레셀(미국)이 홀인원까지 하며 2타차 단독 선두로 나선 뒤에도 흔들리지 않는 샷을 날리며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프레셀의 홀인원이 박세리의 우승에 대한 집념을 더 불타오르게 만든 셈이었다.

이 대회 우승으로 단일 대회 최다승(5승) 기록과 타이를 이룬 박세리는 "남은 대회에 집중해 올해의 선수상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소속팀 CJ와 LPGA 공식 인터뷰 내용.

--우승 소감은.

▲ 올 시즌 첫번째 우승이다.

명예의 전당 입회 이후 일궈낸 우승이라 그 의미가 더욱 값지다고 생각한다.

3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리고 있었지만 워낙 다른 선수들이 무섭게 치고 올라왔기 때문에 우승을 장담할 수 없었다.

하지만 네번이나 우승을 한 곳이었기에 마음이 편했다.

여자 선수로서는 세번째로 단일 대회 5회 우승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우승은 언제나 좋은 것이다.

--초반 출발을 그리 좋지 않았는데.

▲출발은 좋지 않았지만 오늘 하루 내내 안정된 플레이를 펼친 것 같다.

하지만 프레셀이 올 시즌 불꽃타를 휘두르고 있었고 어제 강풍이 부는 속에서도 훌륭한 경기를 했기에 긴장했다.

--프레셀이 6번홀(파3)에서 홀인원을 성공시켰을 때 어떠했나.

▲당연히 축하해 줬다.

많이 부럽기도 했다.

솔직히 말해서 `이번 대회도 내 것이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그러기에는 너무 일렀다.

프레셀이 홀인원을 하자 정신이 번쩍 들었다.

프레셀이 우승할 수도 있지만 나도 우승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속으로 `집중하자, 집중하자'고 외쳤다.

정말로 이번 대회를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승부처는 어디였나.

▲15번홀(파4)이었다.

3번 우드로 날린 티샷이 좋았고 두번째 샷이 생각보다 홀에 잘 붙어 쉽게 버디를 챙길 수 있었다.

이 것을 계기로 막판에 더욱 힘이 붙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

하지만 파5 홀이 두개나 남아 있어서 안심할 수는 없었다.

파5홀에서는 누구나 버디를 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우승을 확정한 18번홀(파5) 상황을 말해 달라.

▲프레셀의 티샷이 좋지 않았지만 막판까지 어떻게 될지는 모르는 일이었다.

버디를 잡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세번째 샷을 날렸는데 갤러리들이 환호하는 것을 보고 홀 가까이 붙은 줄 알았다.

--이번 대회에서 다섯차례나 우승하면서 이곳에서만 100만달러를 벌었는데.

▲우승은 언제나 좋은 것이다.

이 대회에서 매년 우승했다하더라도 똑같이 기뻤을 것이다.

매 대회 우승하고 싶고 그것이 내 장점이기도 하다.

이 도시는 내게 특별한 도시이며 정말 마음에 든다.

--앞으로 계획은.

▲다가올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좋은 성적으로 우승하고 싶다.

좀 늦은 감도 있지만 올해의 선수상에도 도전하고 싶다.

아직 대회는 많이 남아 있고 올해 컨디션이 매우 좋다.

시즌 초반에는 명예의 전당 입회 때문에 들떠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이제 마음도 차분해 졌으니 좀 더 집중해 대회에 출전하겠다.

명예의 전당 입회라는 좋은 기회를 살려 이후에도 더욱 노력하고 성장하는 선수가 되겠다.

(서울연합뉴스) 최태용 기자 c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