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출퇴근 길은 그야말로 전쟁터나 다름없다.

꽉 막힌 도로에서 꼬리를 물고 늘어서 있는 자동차들을 보고 있노라면 현기증이 날 지경이다.

버스나 지하철도 북새통이기는 마찬가지다.

차에 치이고,사람에 치이고,시간에 쫓기다 보면 일은 고사하고 어느새 진이 빠져 버린다.

이러한 고통을 자전거로 해결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른바 '자출족'인데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이란 뜻이다.

자전거 두 바퀴의 매력에 흠뻑 빠져버린 이들의 '자전거 예찬'은 침이 마를 지경이다.

귓가에 스치는 바람소리가 그렇게 싱그러울 수가 없고,평소에 지나쳤던 거리의 모습들이 매일 새롭게 다가선다는 것이다.

"자전거를 탈 때는 내 몸이 또 내 심장이 바로 엔진이어서 삶의 역동성을 느낀다"고 말하기도 한다.

자출족들의 자전거 사랑은 '자전거 헌장'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자전거를 타는 것은 곧 자기 사랑과 나라 사랑이며,자기 극복의 의지다.

개척정신의 발로이면서 협동정신의 구현이기도 하다.

그런가 하면 경제적인 여가선용의 매개이며,친숙한 생활도구이며,미래지향적인 교통수단이다."

자전거가 공해없는 레저용의 편리한 운송수단이어서인지 자전거 선진국은 대부분 복지국가들이다.

네덜란드 독일 덴마크 스위스가 그렇고 이웃 일본 역시 자전거 천국이다.

자전거로 즐길 수 있는 명소나 하이킹 코스 등을 소개하는 수많은 잡지들이 자전거 열풍을 반영하는 듯하다.

계속 치솟는 유가와 환경문제가 겹치면서 우리 지자체들도 '자전거 타기 운동'을 적극 벌이고 있다.

호응도 좋아 대전시는 최근 월 1회의 '자전거의 날'을 주 1회로 늘렸다.

창원시는 자전거 특화도시로 지정해 줄 것을 정부에 건의하는가 하면,대표적 자전거 도시로 꼽히는 상주시는 아예 '공직자 자전거 이용의 날'을 정하기까지 했다.

자출족들은 자전거를 타고서 보는 풍경은 아름답기만 하다고 입을 모은다.

"자전거를 타면서부터 인생이 바뀌었다"는 어느 작가의 얘기가 그리 과장된 수사는 아닌 것 같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