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회사가 각국의 '행복지수'라는 걸 조사할 때마다 결론은 늘 이랬다.

'대저택에 사는 미국 백만장자보다 오두막집에 사는 마사이족 전사들이 더 행복하다고 느낀다'(미 펜실베이니아대학 2005년 조사)

하지만 최근의 여러 조사는 이런 경향과 배치되는 결과를 내놓고 있다고 이코노미스트가 13일 보도했다.

돈과 행복의 상관관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코노미스트는 갤럽의 최근 조사결과를 대표적인 예로 꼽았다.

갤럽은 130개국 국민들에게 "당신의 삶이 얼마나 행복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던지고 행복하다고 느끼는 정도를 0에서 10까지 숫자(10에 가까울수록 행복)로 표현해 달라고 요구했다.

지금까지 이뤄졌던 행복지수 조사로는 최대 규모다.

이번 조사에서 국민들의 행복도는 대체로 소득수준과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행복도 1위는 북유럽의 부국 핀란드가 차지했고 미국 유럽 일본 사우디아라비아 등 돈 많은 나라의 국민들이 대체로 아프리카 등 저소득 국가보다 행복하다고 대답한 비율이 높았다.

한 국가 내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물론 예외도 있었다.

1인당 국민소득이 4000달러 수준인 그루지야는 그렇게 가난한 나라가 아닌데도 행복지수 최하위 국가에 포함됐다.

이코노미스트는 그러나 "이 국가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일 뿐 전체적으로는 소득이 높은 나라일수록 행복도가 높았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여론조사회사인 입소스(Ipsos)의 조사결과도 같은 맥락이다.

경제규모가 큰 20개 국가만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행복지수가 가장 높은 나라는 1인당 국민소득이 4만달러를 넘는 네덜란드였고 최하위는 조사대상 국가 중 1인당 국민소득이 가장 낮은 중국이었다.

입소스는 "당신의 자녀들이 당신보다 더 행복해질 것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도 곁들였다.

이번엔 해당 국가의 최근 경제성장률과 밀접한 상관관계를 보였다.

중국 러시아 인도 등 경제가 급성장 중인 나라들이 최상위권에 포진된 반면 독일 프랑스 등 성장이 상대적으로 정체된 국가들은 하위권으로 처졌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