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세미나서 나성린 교수 지적

최근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정부는 이에 대해 자화자찬해서는 안되며 규제완화, 투자활성화 등 경제활성화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나성린 한양대 교수가 지적했다.

13일 대한상공회의소 주최로 상의회관에서 열린 '하반기 경제정책방향과 기업의 대응방안'에서 토론자로 나선 나 교수는 "4년 동안의 경제침체 후에 회복 징후는 당연한 것이지만 최근의 경제회복은 매우 미약하다"고 주장했다.

주제발표를 한 조원동 재정경제부 차관보는 "내수가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되고 있고 수출도 17개월 연속 두 자릿 수 증가세를 유지하는 등 연초에 전망했던 '상저하고(上低下高)' 성장흐름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하반기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당초보다 0.2%p 높은 4.9%,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도 당초보다 0.1%p 높은 4.6%로 상향조정했다"고 밝혔다.

나 교수는 이에 대해 "정부가 제시한 세계경제의 호조, 내수회복세, 수출증가세 이외에 주가급등으로 인한 소비진작 효과와 사학법 통과로 인한 민생법안 통과 가능성 등은 유리한 점이지만 기업경기실사지수(BSI) 하락과 주식 신용투자의 급증, 가계부채 증대, 건설경기 위축 등은 조심해야 할 점"이라고 말했다.

나 교수는 "정권 말 경제안정이 중요하며 다음 정부에 건강한 경제를 넘겨줘야 한다"면서 "수도권 규제와 출자총액제한제도, 금산법 등 기업규제를 완화하고 외국인 투자를 활성화하며 기업의 해외투자 못지 않게 우리 인력의 해외진출에도 힘을 기울이는 한편 IPTV, 통방융합 등 현안을 신속히 해결해 성장동력으로 삼는 등 경제활성화를 위한 근본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 교수는 특히 "건설경기를 정상화해야 한다"면서 "지방 중소건설업체에 대한 공공분야 수주 지원 정도의 대책으로는 불충분하며 분양가 상한제, 분양원가 공개 등 반시장정책을 폐지하고 종부세와 거래세를 완화하며 재건축.재개발 규제도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다른 토론자인 윤우진 산업연구원 연구본부장은 "하반기 이후 4% 후반의 성장기조가 정착될 전망이며 내수회복이 확산되고 대외여건이 호전되면 5% 내외 성장이 가능하다"고 경제상황을 진단했다.

윤 본부장은 "경기회복의 확산을 위해서는 고용기반의 확충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서비스업의 저생산성 및 과잉고용 해소, 중소기업의 성장활력 회복, 경제부문간 양극화와 단절현상 극복 등이 과제"라고 지적했다.

윤장혁 화일전자 대표는 "중소기업들이 현장에서 느끼는 경기의 체감온도는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면서 환율, 원자재가격, 금융정책, 노동시장, 대.중소기업간 격차 등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외국 투자자금을 유인해 혁신형 벤처기업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하고 담보에 대한 법률을 개정해 지적재산권 등 무형자산의 담보범위를 확대하며 정보에 취약한 중소기업에 실용성있는 기업정보와 환율.원자재 가격동향 등 정보를 제공해주는 전담기구를 신설하는 등 중소기업을 위한 대책들을 마련해 달라"고 건의했다.

(서울연합뉴스) 추왕훈 기자 cwhy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