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대학교가 지난해에만 200억원대의 발전기금(기부금)을 거둬들여 '손병두 효과'를 톡톡히 봤다.

해당 금액은 기부금 모금 실적에서 1,2위를 다투는 연세대와 고려대의 기부금에 필적할 만하다.

서강대는 2006년 기부금 모금 액수가 학교 역사상 최고액인 221억원을 기록했다고 12일 밝혔다.

연 평균 20억원에 불과하던 모금액수가 10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같은 기간 연세대는 274억원,고려대는 234억원의 기부금을 거둬들였다.

서강대 발전협력팀 관계자는 "손 총장이 부임하기 전까지 연 평균 기부금 모금액수는 20억원 수준이었다"면서 "하지만 2005년 7월 손 총장이 부임하며 그 해에만 33억원 정도의 기부금을 거둬들였고 지난해에는 사상 최고액의 기부금을 모으게 됐다"고 말했다.

서강대의 약진은 전경련 상근 부회장 출신의 손 총장이 기업 운영 방식을 기부금 모금 운동에 도입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서강대 관계자는 "부임하자마자 발전후원본부를 만든 손 총장은 해당 직원들에게 철저히 실적 위주로 승부하라고 지시했다"면서 "때문에 직원들이 영업 사원처럼 모금을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니는 등 여타 대학들과는 차별화된 활동을 펼쳤다"고 전했다.

그는 또 "손 총장이 워낙 유명인이다보니 언론에 학교가 노출되는 횟수가 잦아져 동문들이 먼저 연락을 해오는 경우도 빈번해졌다"면서 "재계 인맥을 동원,기업들에서 많은 기부금을 얻어낸 것도 한몫했다"고 덧붙였다.

반면 2004년 337억원,개교 100주년인 2005년 441억원의 기부금을 거둬들였던 고려대는 지난해 234억원을 모금하는데 그쳤다.

연세대는 2005년에 이어 2006년에도 274억원가량을 모금했다.

한편 최근 들어 각 대학들의 기부금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며 독특한 방식의 모금 운동이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성균관대의 경우 재학생들이 각종 공모전 상금이나 성적우수 장학금을 기부금으로 내놓는가 하면 'S-angel'이라는 학교홍보 동아리가 직접 모금활동을 펼치고 있다.

아주대는 지난 5월 학부모들을 초청한 뒤 전콘서트와 판소리 공연을 통해 한달 만에 1500여만원의 기금을 모금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