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는 11일 오후(현지 시간) 의회 연설을 통해 부동산 가격 안정을 위해 주택 공급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내용 등을 골자로 한 새 정부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취임 2주를 맞은 브라운 총리는 이날 내년에 추진할 입법 계획을 밝히면서 주택,교육,의료 서비스 개혁 등을 최우선 정책 과제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브라운 총리는 먼저 "늘어나는 주택 수요를 맞추고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2020년까지 300만호의 신규 주택을 공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매년 신규 주택 공급 목표치는 20만~24만호로 세웠다.

그는 이를 위해 정부가 소유하고 있는 토지 550여군데를 새 주택 개발을 위해 사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20~25년짜리 고정 금리 장기 대출을 통해 서민들도 주택을 손쉽게 살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주택 가격 안정책에는 건설 관련 규제를 완화해 신규 주택을 공급하는 방안 등도 포함될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야당 등 일부에서는 택지 공급 확대를 위한 그린벨트 해제에 반대하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영국의 주택 가격은 토니 블레어 전 총리가 취임한 1997년 이후 10년간 평균 3배 이상 뛰어 젊은층과 서민층의 자기 집 마련이 요원해진 상태다.

취임 전부터 강조한 교육개혁도 브라운 총리가 역점적으로 추진할 과제다. 브라운 총리는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민간의 지원으로 운영되는 '아카데미'(민간 자본과 경영기법이 가미된 영국 특유의 공립중고등학교)를 대폭 확대할 방침이다. 교육개혁을 위해 학교와 민간의 파트너십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또 저소득층의 대학 교육 지원을 위해 예산 을 늘리고,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조기 경제 교육을 도입키로 했다.

이와 함께 국립의료원의 서비스를 개선하고,지역 의료 기관에 대한 지원을 늘려 서비스 품질을 높이는 내용을 골자로 한 의료 개혁 방안도 제시했다.

브라운 총리는 토니 블레어 전 총리와는 달리 외교 정책보다 국내 사회 현안에 연설의 초점을 맞춰 국민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브라운 총리가 과감한 개혁에 나서면서 그가 소속된 정당인 노동당의 인기도 상승하고 있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