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가격 상승률 연 3.5%ㆍ금리 7.5% 기준

시중은행 주택담보 대출 금리보다 유리하게

주택연금 상품의 구조를 아는 것도 연금을 선택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주택연금은 미래의 사망 확률과 주택가격 상승률,이자율 등 각종 위험 변수를 예측해 예상 수입 합계액의 현재가치가 예상 손실금 합계액의 현재가치와 같게 월지급금을 산출토록 설계됐다.


◆87세 이상 살면 이익

주택연금은 매년 주택가격 상승률 3.5%,금리를 7.5%로 가정하고 가입자의 평균 수명은 통계청의 2005년 여자의 국민생명표를 기준으로 해 만들어졌다.

만약 3억원짜리 집을 가지고 65세에 가입해 매달 86만원씩 받으면 이용자가 87세 때 집값과 대출 잔액이 같아진다.

즉 담보주택 가격이 연평균 3.5%씩 상승하고 대출 잔액이 평균 7.12%의 이자율로 증가하는 것으로 가정할 경우 23년이 경과한 87세 시점에 집값과 대출금액이 같아지도록 설계돼 있다는 얘기다.

따라서 가입자가 만약 100세까지 살거나 주택가격이 하락한다면 가입자는 이득을 보고 공사 측이 손해를 본다.

하지만 공사가 손해를 보더라도 상속인에게 부족분을 청구하지는 않는다.

지방의 오래된 주택도 무조건 3.5%의 주택가격 상승률이 적용된다.

즉 가입 주택의 지역별,유형별,기간별 주택가격 상승률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전국의 모든 주택을 대상으로 한다.

주택연금이 안고 있는 문제점 중 하나는 물가상승률이 반영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공사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장기간의 물가상승률까지 반영해 실질구매력을 유지할 수 있는 주택연금 상품 개발은 실무적으로 어려운 형편"이라고 설명했다.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보다 금리 조건 양호

주택연금의 실제 대출금리는 3개월 CD(양도성 예금증서) 유통수익률에 1.1%의 가산금리를 더한 수준(약 6.15%)이다.

현재 은행권에서 우량 고객에게 제시하는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가산금리(1.2~1.3%)보다 조건이 좋은 편이다.

또 대출이자는 고객이 직접 현금으로 내는 것이 아니라 보증료와 함께 대출 원금에 가산돼 계약 종료(가입자 사망)시 대출금 회수에 적용되므로 중도에 갚을 필요는 없다.

월지급금을 산정하기 위한 기준으로 사용한 연금 산정 이자율(7.12%)은 미래의 손실과 이익을 현재가치화하는 일종의 할인율로,대출금리와는 개념이 다르다.

연금 산정 이자율은 주택연금 대출기간에 적용하는 장기적인 변동금리의 평균값을 낸 것으로,10년 만기 국고채의 평균 수익률에 2%포인트의 마진을 더해 정해졌다.


◆인식의 변화

퇴직자 3명 중 1명은 한국주택금융공사의 주택연금에 가입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하나은행과 한국갤럽이 지난달 만 35∼49세 남녀 1001명(은퇴 잠재자)과 50세 이상 퇴직자 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은퇴 잠재자의 40.9%,퇴직자의 35.5%가 주택연금에 가입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지난해 6월 금융공사가 55∼69세 주택 보유자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는 응답자의 55.5%가 주택연금을 이용하지 않겠다고 답해 이용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자(20.1%)보다 두 배가량 많았다.

또 역모기지론의 인지도 역시 지난해 수요조사에서는 40.2%에 머물렀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은퇴 잠재자의 경우 60.7%,퇴직자 76.0%로 최소 20%포인트 이상 높아졌다고 공사 측은 밝혔다.

한편 주택연금을 이용한다면 언제 신청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는 65∼69세라는 응답이 49.4%로 가장 많았고 70∼74세 45.6%,75세 이상 13.4% 순이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