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이 아시안컵 본선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무승 징크스' 깨기에 나선다.

핌 베어벡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1일(한국시간) 오후 9시35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글로라 붕카르노경기장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62위 사우디와 2007 아시안컵 본선 조별리그 D조 첫 경기를 벌인다.

한국은 FIFA 랭킹 51위로 사우디에 11단계나 앞서고 있지만 역대 전적에선 3승5무5패로 열세다.

아시안컵 본선에서는 1984년 제8회 싱가포르대회 조별리그 첫 상대로 만나 1－1로 비긴 이후 1988년 제9회 대회 결승전 승부차기 패배,2000년 제12회 대회 준결승전 패배 등 1무2패로 단 한 차례도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이에 따라 이번 사우디전은 역대 아시안컵 본선무대 무승행진의 치욕을 씻고 47년 만에 우승컵을 되찾기 위한 결전의 장이 될 전망이다.

아시안컵 4강 실패는 곧 퇴임이라는 배수진을 친 베어벡 감독이 첫 경기를 어떤 전술로 풀어나갈지가 관심사다.

'4－2－3－1 전술'을 기본으로 팀을 이끌고 있는 베어벡 감독의 가장 큰 고민은 원톱 선발라인의 결정이다.

아시안컵 최다득점(10골)에 빛나는 이동국(미들즈브러)과 우즈베키스탄 평가전에서 두 골을 쏘아올린 조재진(시미즈) 모두 남다른 골 감각을 자랑하고 있어 손쉽게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상태다.

일단은 공중볼 다툼에서 우위를 가진 조재진을 먼저 내보낸 뒤 이동국에게 승부에 쐐기를 박는 역할을 맡길 것으로 예상된다.

좌우 공격진에는 우즈벡전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쳤던 염기훈(전북)－최성국(울산)을 먼저 출장시킨 후 감기 기운이 있는 이천수(울산)를 교체 투입할 전망이다.

공격형 미드필더 선정 역시 고민스런 부분.우즈벡전에서 오른쪽 무릎 부상을 당한 김정우(나고야)가 아직 제 컨디션을 회복하지 못한 만큼 김두현(성남)이 선발출전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천수의 포지션 변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수비라인의 조직력을 강조하고 있는 베어벡 감독은 수비형 미드필더 라인에서 환상호흡을 보여주고 있는 김상식－손대호(이상 성남)를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또 포백(4－back)의 좌우 윙백은 김동진(제니트)－송종국(수원)이 맡고 중앙 수비에는 킥을 잘하는 김진규(전남)와 대인방어에 뛰어난 김치곤(서울)이 포진할 전망이다.

골키퍼는 주장 완장을 차게 될 이운재(수원)가 나설 공산이 크다.

경기장은 물기를 머금은 질퍽한 잔디여서 체력소모가 많아질 것이기 때문에 체력전 양상이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