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유동성이 5월에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이 12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콜금리 목표치 인상을 통해 유동성 흡수에 나설 명분이 더욱 강해졌다.

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5월 중 광의유동성(L) 동향'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광의유동성(금융기관 유동성+정부 및 기업발행 유동성상품) 잔액은 1913조5000억원으로 4월 말에 비해 25조4000억원(1.3%) 증가했다.

증가 규모로는 4월(12조8000억원)의 2배 수준이고,작년 12월(26조1000억원) 이후 5개월 만에 최대치다.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도 3월에 12.3%로 4년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후 4월에 11.8%로 다소 주춤했으나 5월에 12.2%로 다시 높아졌다.

5월에 시중유동성이 급팽창한 이유는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이면서 주식형펀드로 많은 자금이 몰린데다 은행들이 급증하는 중소기업 대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고금리 특판예금 판매와 양도성예금증서(CD) 발행 등에 적극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달에 5000억원 감소했던 주식형 수익증권은 5월에 4조3000억원 증가했다.

은행 정기예금도 특판예금 경쟁 탓에 1년만기 상품 중심으로 증가 폭이 전달 3조8000억원에서 5조9000억원으로 커졌다.

은행들의 CD 발행은 전달(1조5000억원)의 배가 넘는 3조8000억원으로 급증했다.

이처럼 은행과 증권부문의 유동성이 크게 늘어난 영향으로 금융기관 유동성(Lf)은 5월 중 19조원 급증했다.

전달(3조5000억원)의 5.5배에 달한다.

다만 국채 회사채 등 정부와 기업이 발행한 유동성상품 잔액은 6조3000억원 증가해 전달(9조3000억원)에 비해 증가세가 소폭 둔화됐다.

한 채권시장 전문가는 "정부와 한은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과잉유동성에 따른 자산 거품"이라며 "유동성 고삐를 조이기 위해 금통위가 이달 회의에서 콜금리 인상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