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조선업계는 여전히 배가 고프다.'

상반기 마감을 전후한 수주실적이 올 연간 수주목표에 육박할 정도로 쾌속항진하고 있는 국내 조선업계가 잇따라 수주목표를 가파르게 상향조정하며 지칠줄 모르는 식욕을 과시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현재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STX조선, 한진중공업 등 국내 주요 조선업체들의 수주실적(해양·플랜트 부문 포함)이 연간 수주목표의 80~100%에 달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각 업체들은 수주목표를 최대 54%까지 상향조정하며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고 있다.

올 수주목표를 가장 먼저 조기달성한 업체는 대우조선해양이다.

이 회사는 최근 18억달러 규모의 선박을 수주,'조선 빅 3' 중 처음으로 올해 목표(110억 달러)를 100% 달성했다.

이에 따라 이 회사는 연간 수주목표를 당초 계획보다 54% 올려 잡은 170억달러로 상향조정했다.

대우조선해양은 현재까지 루마니아 망갈리아 조선소 수주분 10억6000만달러(12척)를 포함,110억달러(84척)를 수주했다.

업계 최초로 상반기에만 100억달러 수주 기록을 세운 삼성중공업은 이에 앞서 연간 목표를 36% 늘어난 150억달러로 재조정했다.

삼성중공업은 상반기 중 101억달러(57척)를 수주, 연간 목표(110억달러)의 92%를 달성했다.

세계 1위 업체인 현대중공업은 계열사인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을 포함해 상반기 중 174억달러(198척)를 수주했다.

연간 목표(211억달러)의 82%에 달하는 규모다.

미포조선은 목표를 10% 초과달성했고 삼호는 목표의 88%를 수주했다.

현대중공업도 가격이 급등한 컨테이너선 수주에 힘입어 목표 조기달성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에따라 현대중공업과 삼호중공업은 목표 상향조정을 검토하고 있으며 최근 수주목표를 45억달러로 높인 미포조선은 조만간 목표치를 또다시 올려 잡을 계획이다.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연간수주 목표를 상향조정한 ST♥조선은 이달 중 올해 목표달성이 가능하다고 보고 상향조정을 검토 중이다.

이 회사는 중국 다롄조선소 수주액 17억달러(33척)를 포함, 현재까지 52억달러(101척)를 수주했다.

연간 목표(55억달러)의 94%에 달하는 규모다.

한진중공업도 수주목표 조정을 고려하고 있다.

이 회사는 필리핀 수빅조선소 수주분 22억달러(21척)를 포함해 상반기 중 35억2000만달러(38척)를 수주, 연간 목표(44억달러)의 80%를 달성했다.

조선공업협회 관계자는 "상반기에 두둑히 배를 채운 국내 조선업체들의 식성이 앞으로는 더 까다로워질 것으로 보인다"며 "하반기에는 대형 컨테이너선, LNG선,드릴십,부유식 원유생산설비(FPSO) 등 부가가치가 높은 선박만 골라서 수주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송대섭 기자 dss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