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매출 120억짜리 매장 임대료가 70억이라니… 인천공항 식당 입찰과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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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진행된 인천국제공항 면세점과 식음료 매장 입찰이 고가(高價) 임대료 논란에 휩싸였다.
에어사이드 동편 21개 식당의 운영자로 선정된 SRS코리아(두산 계열)는 연 매출 120억원짜리 매장(지난해 기준)에 들어가면서 임대료를 70억원이나 내야 할 판이다.
올 예상 매출 1조원가량인 면세점 역시 최저 임대료가 4200억원 수준으로 책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공항공사 측이 지나치게 가격 경쟁을 부추기면서 업체들이 앞뒤 가리지 않고 높은 가격을 써 낸 탓이다.
이에 따라 입점업체들이 임대료 부담을 해결하기 위해 식음료 및 물건 판매가격을 올리는 등의 부작용이 뒤따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알짜배기'로 알려진 에어사이드 동편이 문제가 가장 심각하다.
운영자로 선정된 SRS코리아는 120억원 매출의 매장에서 연간 임대료로 70억원을 내야하기 때문이다.
공항 새단장이 마무리되면 매장 면적이 2.5배가량 늘어난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업체 입장에선 적자 경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SRS코리아 관계자는 "입국 비행기 편수가 늘지 않는 한 매장이 커져도 큰 도움은 안 된다"며 "매년 30억원 안팎의 적자를 감수해야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 매출 150억원 규모의 랜드사이드 구역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SPC그룹이 82억원의 임대료를 써 낸 것.
커피전문점의 경우는 더 심하다.
기껏해야 1년에 8억원의 매출이 나올까말까한 50평짜리 매장을 두고 스타벅스와 파스쿠치(SPC계열)가 경쟁을 벌였는데 파스쿠치가 7억5000만원의 임대료를 약속하고 운영자로 선정됐다.
2억5000만원을 써 낸 스타벅스의 3배를 써낸 것.
사정이 이렇게 된 데에는 공항공사 측의 미숙한 입찰 진행이 문제였다는 게 외식업체 관계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입찰 규정 자체가 얼마나 많은 돈을 써내느냐에 편중돼 있었다는 것.8개 업체가 경쟁에 참가한 에어사이드 동편의 경우 응찰 업체는 두 차례 심사를 받았는데 100점 만점에 60점이 주어지는 1차 사업 제안서 평가에선 CJ컨소시엄이 1위를 차지했다.
2002년부터 공항 식당을 운영해 온 경험과 일본 홍콩 중국 등지의 해외 공항에서 동일한 사업을 하고 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2위인 SSP(영국계,유럽시장 1위)와의 격차는 6점 남짓.
문제는 연 임대료를 얼마 낼 것인지를 따지는 2차 심사에서 터졌다.
1차심사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고 판단한 업체들이 가격 높이기 경쟁에 나선 것.SRS코리아가 70억원을 써내 각각 52억원,42억원을 써낸 롸이즈온과 CJ컨소시엄을 멀찌감치 제쳤다.
인력운용,인테리어 및 메뉴 투자 등 사업 계획에 대해 아무리 좋은 점수를 받았어도 임대료를 적게 써낸 업체는 운영자로 선정될 수 없는 구조였던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면세점의 경우 1차 심사에서 3위 안에 들지 못한 업체는 2차에서 아무리 돈을 많이 내도 선정되지 않도록 안전 조항을 뒀는데 식음료 입찰은 왜 예외로 했는지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중국 베이징 공항만 해도 최근 진행한 입찰에서 가격 상한선을 둬 과열경쟁을 피했다"고 지적했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이런 결과가 나온 데 대해 우리도 당황스럽다"며 "정상적인 회사라면 아무리 많이 써봐야 임대료 하한선(20억5000만원)의 두 배 정도를 써 낼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낙찰된 기업이 임대료가 높다고 음식값을 올리겠다고 하면 계약 체결을 재고할 것"이라며 입찰 결과를 번복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외식업계 관계자는 "공항공사의 실수로 애꿎은 소비자들만 피해를 보게 생겼다"며 "임대료가 이런 식으로 유지된다면 음식값 상승이건 음식의 질 저하건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에어사이드 동편 21개 식당의 운영자로 선정된 SRS코리아(두산 계열)는 연 매출 120억원짜리 매장(지난해 기준)에 들어가면서 임대료를 70억원이나 내야 할 판이다.
올 예상 매출 1조원가량인 면세점 역시 최저 임대료가 4200억원 수준으로 책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공항공사 측이 지나치게 가격 경쟁을 부추기면서 업체들이 앞뒤 가리지 않고 높은 가격을 써 낸 탓이다.
이에 따라 입점업체들이 임대료 부담을 해결하기 위해 식음료 및 물건 판매가격을 올리는 등의 부작용이 뒤따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알짜배기'로 알려진 에어사이드 동편이 문제가 가장 심각하다.
운영자로 선정된 SRS코리아는 120억원 매출의 매장에서 연간 임대료로 70억원을 내야하기 때문이다.
공항 새단장이 마무리되면 매장 면적이 2.5배가량 늘어난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업체 입장에선 적자 경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SRS코리아 관계자는 "입국 비행기 편수가 늘지 않는 한 매장이 커져도 큰 도움은 안 된다"며 "매년 30억원 안팎의 적자를 감수해야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 매출 150억원 규모의 랜드사이드 구역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SPC그룹이 82억원의 임대료를 써 낸 것.
커피전문점의 경우는 더 심하다.
기껏해야 1년에 8억원의 매출이 나올까말까한 50평짜리 매장을 두고 스타벅스와 파스쿠치(SPC계열)가 경쟁을 벌였는데 파스쿠치가 7억5000만원의 임대료를 약속하고 운영자로 선정됐다.
2억5000만원을 써 낸 스타벅스의 3배를 써낸 것.
사정이 이렇게 된 데에는 공항공사 측의 미숙한 입찰 진행이 문제였다는 게 외식업체 관계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입찰 규정 자체가 얼마나 많은 돈을 써내느냐에 편중돼 있었다는 것.8개 업체가 경쟁에 참가한 에어사이드 동편의 경우 응찰 업체는 두 차례 심사를 받았는데 100점 만점에 60점이 주어지는 1차 사업 제안서 평가에선 CJ컨소시엄이 1위를 차지했다.
2002년부터 공항 식당을 운영해 온 경험과 일본 홍콩 중국 등지의 해외 공항에서 동일한 사업을 하고 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2위인 SSP(영국계,유럽시장 1위)와의 격차는 6점 남짓.
문제는 연 임대료를 얼마 낼 것인지를 따지는 2차 심사에서 터졌다.
1차심사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고 판단한 업체들이 가격 높이기 경쟁에 나선 것.SRS코리아가 70억원을 써내 각각 52억원,42억원을 써낸 롸이즈온과 CJ컨소시엄을 멀찌감치 제쳤다.
인력운용,인테리어 및 메뉴 투자 등 사업 계획에 대해 아무리 좋은 점수를 받았어도 임대료를 적게 써낸 업체는 운영자로 선정될 수 없는 구조였던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면세점의 경우 1차 심사에서 3위 안에 들지 못한 업체는 2차에서 아무리 돈을 많이 내도 선정되지 않도록 안전 조항을 뒀는데 식음료 입찰은 왜 예외로 했는지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중국 베이징 공항만 해도 최근 진행한 입찰에서 가격 상한선을 둬 과열경쟁을 피했다"고 지적했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이런 결과가 나온 데 대해 우리도 당황스럽다"며 "정상적인 회사라면 아무리 많이 써봐야 임대료 하한선(20억5000만원)의 두 배 정도를 써 낼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낙찰된 기업이 임대료가 높다고 음식값을 올리겠다고 하면 계약 체결을 재고할 것"이라며 입찰 결과를 번복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외식업계 관계자는 "공항공사의 실수로 애꿎은 소비자들만 피해를 보게 생겼다"며 "임대료가 이런 식으로 유지된다면 음식값 상승이건 음식의 질 저하건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