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전부터 '아이포니악(IPhoniacs:아이폰에 열광하는 사람들)'이란 신조어까지 만들어내며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첨단 휴대용 통신단말기 '아이폰' 판매가 29일 오후 6시(현지시간)부터 시작된다. 애플은 구매자들이 한꺼번에 몰려들어 극심한 혼란이 빚어질 것을 우려,전국 164개 직영점의 영업시간을 연장하고 1인당 판매대수를 2개로 제한키로 했다.

블룸버그통신은 28일 이와 관련,"아이폰은 마케팅 신화로 자주 언급되는 1964년 포드 머스탱이나 1995년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95를 뛰어넘는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마케팅'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판매 전부터 인기가 높았던 비결 가운데 가장 주효했던 것은 적절한 신비주의 전략.애플은 특히 티저광고(teaser advertising:의도를 숨긴 채 관심을 끄는 광고) 기법을 이용,잦은 미디어 노출을 시도했다.

마케팅 전략 회사 라이즈&라이즈의 앨 라이즈 회장은 "애플은 모두의 머리 꼭대기에 앉아 있다"며 "아이폰에 대해 출시 전부터 엄청난 양의 언론 보도가 나왔다"고 말했다.

애플은 아이폰 출시 6개월 전부터 철저한 계획 아래 시장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먼저 스티브 잡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월 샌프란시스코 맥월드 엑스포에서 아이폰을 처음으로 손에 들고 나와 화제를 불러일으키기 시작한다.

이후 2월엔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제품에 대한 설명은 전혀 없이 마릴린 먼로와 로버트 드니로가 '헬로(hello)'라고 말하는 각종 영화 장면들을 편집해 보여준 뒤 마지막에 아이폰 화면과 함께 '6월 출시(coming in June)'라는 자막이 담긴 광고를 선보인다.

애플은 1984년에도 비슷한 광고 기법으로 매킨토시 컴퓨터를 성공적으로 출시한 바 있다.

광고회사 마틴에이전시의 매트 윌리엄스는 "애플은 자사의 제품을 신비한 '숭배의 대상물'로 만드는 몇 안되는 회사"라고 평가했다.

아이폰은 스크린이 크고 아이콘을 누르는 방식으로 작동하며 인터넷 사용 환경이 뛰어나다는 점이 기존 휴대용 단말기와 다르다. 시장 분석가들은 낙관적으로 봤을 때 출시 첫 이틀간 아이폰이 20만대가량 판매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올해 하반기에 약 300만대가 팔려나갈 것으로 점치고 있다.

하지만 가격이 499~599달러로 다소 비싸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