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화학 이익 늘고 LPL은 흑자 전환

具회장 "하반기엔 더 좋아질 것"

LG그룹이 자신감을 되찾았다.

주력 계열사들의 실적악화로 '유동성 위기설'까지 나돌던 1년 전과는 180도 달라진 분위기다.

구본무 회장은 지난 21일 기자들에게 "하반기에는 실적이 더 좋아질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같은 자신감은 LG전자,LG필립스LCD,LG화학 등 주력 3개사의 실적이 뒷받침하고 있다.

LG전자와 LG화학은 2분기에 흑자폭이 더욱 확대될 전망이며,LG필립스LCD는 지난해 2분기 이후 1년 만에 흑자전환이 예상되고 있다.


◆LG전자 2분기 영업익 4000억원 육박할 듯

그룹의 맏형인 LG전자의 실적은 각 사업본부별로 고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것은 MC(휴대폰) 사업본부의 화려한 부활이다.

초콜릿폰의 대히트로 지난해 3분기 흑자전환을 이뤄낸 MC사업본부는 샤인폰,프라다폰 등의 전략 제품들을 잇따라 히트시키며 완전히 정상궤도에 접어든 분위기다.

미국 모토로라의 부진에 힘입어 시장점유율도 상승,2분기에는 8%를 넘는 '놀라운' 영업이익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오는 4분기에는 세계 12개 이동통신사에 공급하게 될 3G폰의 판매량이 300만대를 넘어서면서 실적은 더욱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실적 악화의 주범으로 꼽히던 DD(디스플레이) 사업본부의 적자폭도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구미 PDP패널 공장 A1라인의 가동 중단으로 적게는 200억원에서 많게는 900억원까지 비용이 절감될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박찬우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가전사업도 에어컨 판매량이 지난해에 비해 2배나 늘면서 원자재(구리) 가격 상승분을 상쇄하고도 남는다"며 "LG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은 글로벌 기준으로 38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이 같은 추세대로라면 올해 실적 목표(영업이익 1조2000억원)도 무난히 달성할 수 있다는 진단이다.



◆LG필립스LCD 1년 만에 흑자전환 예상


지난 1분기 기업설명회에서 권영수 LG필립스LCD 사장은 "2분기 중에 손익분기점(BEP)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놨었다.

조만간 마감될 2분기 실적은 권 사장의 전망을 뛰어넘는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설 것이란 관측이다.

이렇게 되면 지난해 2분기 이후 1년 만에 흑자전환을 이루게 되는 셈이다.

1년 전만 해도 그룹 전반에 짙은 그림자를 드리웠던 LG필립스LCD가 다시 효자 계열사로 탈바꿈한 건 LCD 패널 가격의 상승세 덕분.지난 3월 상승세로 반전한 IT용 패널 가격은 3개월 만에 10%가량 올랐다.

이 같은 LCD패널 호황세는 내년도 중국 베이징올림픽 수요와 맞물리며 2010년까지 계속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LG필립스LCD 관계자는 "LG전자,필립스 등 고정 거래선들이 완제품인 LCD TV의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고,고객 중심 경영활동으로 여타 고객사들의 충성도도 높아져 안정적 수익 기반을 갖춰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LG필립스LCD의 흑자전환은 그동안 지분법평가손실로 실적에 큰 타격을 받았던 모기업 LG전자의 실적에도 긍정적으로 반영되면서 그룹 내 선순환 구조가 정착될 전망이다.



◆LG화학도 호황세 지속


지난 1분기 전년 동기에 비해 93.4%나 급등한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의 영업이익(1269억원)을 기록했던 LG화학의 경우 2분기 실적도 1분기 못지 않게 좋을 것으로 예상된다.

연초 급등했던 에틸렌 등 원재료 값은 하향 안정화되고 있는 반면 ABS,PVC 등 제품 가격은 꾸준히 올라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매분기 실적 악화의 원인이 됐던 PVC 사업이 이번 분기에 흑자 전환될 것으로 알려졌으며,가소재 원료인 옥소알코올의 공급부족 현상도 지속돼 수익성 개선에 힘을 보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LG화학 실적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석유화학 사업의 시황이 생각보다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며 "석유화학 위기설의 원인으로 꼽히던 중국,중동 업체들의 대규모 증설이 당초 2008년에서 2010년 이후로 지연되고 있어 앞으로 몇년간은 시간을 번 셈"이라고 설명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