元 賢 洙 < 코오롱건설 대표이사 hswon@kolon.com >


13세기 초 유라시아 대륙을 호령했던 칭기즈칸의 직계후손이 무려 1600만명에 이른다고 한다.

이들은 주로 몽골과 카자흐스탄에 살고 있는데,피부색과 생김새가 우리와 흡사하다.

두 나라 인구는 합해봐야 2000만명에도 못 미치지만,면적은 한반도의 20배로 세계 6위권이며 각종 부존자원이 무궁무진하다.

혹자는 경제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인종적 유사성을 들어 몽골과의 경제통합론을 주장하기도 한다.

몽골과는 악연의 역사를 지니고 있지만 여러 배경으로 인해 나름대로 연대감을 느끼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세계시장에서 중국,인도에 이어 카자흐스탄이 주목받고 있다.

석유와 천연가스가 넘쳐 각국의 투자 열풍이 몰아치고 있다.

이렇게 석유 매장량이 많은 줄 알았더라면 러시아가 결코 독립시키지 않았을 것이란 얘기가 나올 정도다.

고유가에 힘입어 카자흐스탄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도 벌써 6000달러를 넘어서고 있다.

1937년 스탈린의 연해주 고려인 강제 이주로 20만명에 달하는 동포들이 배고픔과 죽음으로 내버려졌던 우리의 아픈 역사적 무대이기도 하다.

질곡의 70년을 견디어온 이들은 지금 우리 기업들이 현지 진출시 파트너나 에이전트로 가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고유가를 재원으로 국가 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카자흐스탄을 비롯한 중앙아시아는 건설업계에 새로운 주력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현지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유치 및 경제개발 열의 등을 감안할 때 카자흐스탄은 중앙아시아의 중요한 교두보다.

그간의 국내외 건설 경험과 정보기술(IT)로 무장한 우리의 건설 노하우가 카자흐스탄에서 일본과 터키 기업들과 경쟁하는 데 강점이 되고 있다.

세계 교역량 기준으로 한국시장은 2%에 불과하다.

세계로 눈을 돌리면 100%에 가까운 잠재시장을 손에 넣게 된다는 의미다.

시장이 넓어지면 리스크도 커지지만 적극적인 공략이 필요하다.

카자흐스탄에도 사회주의식 비즈니스나 빈부격차,부정부패가 잔존하지만 막연한 리스크를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우리도 이제 글로벌 경쟁력이 커지고 있다.

두고보자(wait & see)는 식의 보수적인 전략보다는 선점(First Mover takes all)하겠다는 적극성이 필요한 때다.

남아공,베트남 등 10여개 국가가 친디아에 이어 포스트 브릭스로 각광받고 있는 가운데 카자흐스탄은 성장 잠재력과 동포 네트워크를 감안하면 최고의 비즈니스 파트너가 될 수 있다.

7세기 당나라 비단이 출토된 카자흐스탄의 수도 아스타나가 이제 실크(silk)로드에서 오일(oil)로드로 거듭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