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계 사모펀드(PEF)인 스틸파트너스가 샘표식품 지분 인수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틸파트너스는 지난해 칼 아이칸과 함께 KT&G 지분을 사들인 후 인수합병(M&A) 위협을 가했던 펀드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스틸파트너스는 최근 우리투자증권에 샘표식품 2대주주인 이 회사의 PEF 마르스1호가 보유 중인 샘표 지분 29%를 인수하겠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르스1호는 현재 샘표 대주주인 박진선 사장 측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다.

M&A업계 관계자는 "스틸파트너스는 현재 세계 최대 간장회사인 일본 기코만 지분 5%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로 국내 최대의 간장업체인 샘표에도 관심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기코만은 그동안 한국시장에 관심을 가졌지만 샘표식품 등 국내회사들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어 이번 샘표식품에 대한 스틸파트너스의 관심이 기코만의 한국 진출과도 관련이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마르스1호 관계자는 "스틸파트너스 측과의 접촉 여부를 확인해줄 수 없다"면서도 "샘표식품 지분 인수에 관심을 가진 국내외 업체들로부터 지분 양도의사를 타진받았다"고 말해 접촉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지분 매각 가능성에 대해 이 관계자는 "샘표식품 지배구조 개선과 이를 통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지분을 투자한 만큼 당장 지분을 매각할 의사는 없다"고 설명했다. 일단 현재 벌이고 있는 샘표식품 지배구조 개선을 완료한 후 매각을 검토할 것이란 얘기다.

M&A업계에서는 스틸파트너스 측이 샘표식품의 대주주 지분이나 마르스1호 지분을 인수한 후 공개매수 형식을 통해 경영권을 장악할 의사도 있는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스틸파트너스는 작년 칼 아이칸과 함께 KT&G 지분을 인수한 후 공개매수를 할 수 있다고 밝혀 논란을 일으켰으며 최근에는 KT&G의 신한지주 지분 매입에 항의하기도 했다.

또 스틸파트너스의 일본 자회사인 스틸파트너스재팬은 지난 3월 삿포로 맥주를 생산하는 삿포로홀딩스 지분 17.52%를 사들인 후 공개매수를 하겠다고 나선 적도 있다.

업계에서는 현재 샘표 대주주 측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마르스1호가 당장은 지분을 매각할 의사가 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PEF의 성격상 차익을 실현할 만한 가격 제안 등이 들어오면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김용준/김현석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