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는 적을 피하러 들어간 집 안에서 다른 세계로 통하는 문을 연다.

솔로몬이 생선 배를 가르자 그 안에는 금반지가 있네.

오마르는 예언자 모하메드를 죽이려 기습했다가 오히려 은혜를 입고 그 집을 떠나는구나.

그러나 남의 이야기들에 만족하지 말라.

남들 일이야 어찌 되었건 너만의 신화를 펼처라, 복잡한 설명은 집어치우고.

< 루미의 '너만의 신화를 펼쳐라' 부분 >


위대한 시인들의 영감에서 건져 올린 희망과 위로의 메시지.

'오아시스'(로저 하우스덴 지음,윤미나 옮김,21세기북스)는 10편의 시에서 추출한 성찰의 정수를 일상의 삶에 투영시키는 신개념 자기계발서다.

미국에서 '텐 포엠스(Ten poems)' 시리즈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저자는 데이비드 화이트,메리 올리버 등 유명 시인들의 작품에 자신의 경험을 녹여내며 사막 같은 인생에 신선한 샘물을 제공한다.

그는 '게으른 자는 운명의 수레바퀴가/발꿈치를 훑으며 지나가도/결코 그것을 보지 못하리'(미겔 데 우나무노의 '씨앗처럼 몸을 던져라')라는 시구에서 태만 때문에 삶의 기회를 놓치거나 평생 고대했던 문이 눈앞에서 열리는 것조차 알아채지 못하는 우리의 어리석음을 되비춘다.

'나는 수많은 삶 속을 걸어왔네/그중에 몇몇은 나 자신의 삶/그리고 지금은 예전의 내가 아니다'(스탠리 쿠니츠의 '내 변신 이야기')에서는 '하나의 삶에서 걸어 나와 다른 삶으로 들어가는 수많은 길'을 얘기한다.

'빗장을 향해 손을 뻗지도 않는데/누가 문을 열어주겠어요?'(메리 올리버의 '들어가요,들어가라니까요!'),'걸음을 옮겨라,샴스를 향해 걸어라./두 다리가 점점 무거워지면/그대 날개가 펼쳐져/비상하는 순간이 올지니'(루미의 '너만의 신화를 펼쳐라') 등 책상 앞에 붙여두고 싶은 절창이 가득하다.

204쪽,1만원.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