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重雨 < 인제대 부총장·경영학 >

최근 전 세계적으로 지구 환경과 기후 변화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그 중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IPCC)의 보고서가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은 크다고 할 수 있다.

이 단체는 세계기상기구(WMO)와 국제연합환경프로그램(UNEP)이 공동으로 기후변화 문제에 대처하고자 설립한 곳으로 1990년 이래 5~6년 간격으로 기후변화 평가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최근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지구 온난화로 인해 지구 생태계가 치명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며 태풍 및 토네이도의 피해 증가,폭우로 인한 홍수피해 증가,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침수 피해,아프리카 가뭄 피해 등의 기상이변 현상으로 기상 재해가 빈번히 발생하게 되고 피해 규모 또한 점차 대규모로 확대돼 갈 것'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지구 온난화에 대한 대비 수준은 세계 100개국 중 20위로 상당히 취약한 편이어서 대규모 자연 재해가 발생할 확률이 높은 것으로 예측됐다.

기상 정보가 국민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은 나날이 커지고 있으며,나아가 효율적인 기업 경영의 필수 요소로서 기업의 경영 활동과 산업경쟁력 강화에 매우 중요한 영향력을 줄 것이란 예상은 불문가지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기상청이 무료로 기상 정보를 국민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선진국에서는 기상청이 일반적인 기상 정보를 제공하고,이와 더불어 기상 사업자들이 개별 기업들에 특화된 맞춤형 기상 정보를 유료로 제공한다.

또한 의료 보건 유통 보험 레저·관광 교통 수자원관리 건설 조선 제조업 등 국민의 사회 생활 및 다양한 산업 분야에 활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러한 몇몇 사례를 찾아 볼 수 있다.

STX조선의 경우 부산지방기상청과 연계해 홈페이지 및 사내 정보 포털 등에 특화된 기상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생산 공정 계획의 정확성을 높이고,악(惡) 기상으로 인한 건조 지연 등에 사전 대비함으로써 작년 한 해 동안 47억원의 생산비용 절감과 산업 재해를 예방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었다.

제1회 날씨경영대상을 수상한 한솔오크밸리의 경우 세 시간 단위로 전담 예보관을 통해 오크밸리 지역에 특화된 기상 정보를 24시간 1 대 1로 제공받는다.

이를 통해 악기상이 예측될 때엔 미리 고객에게 알려 주고 실내 골프레슨 프로그램 등으로 대체함으로써 예약 활성화와 취소 방지 및 야외공연 부문 활성화로 연간 매출액 50억원 이상의 증가를 가져왔다.

토종 대형 할인마트인 이마트의 경우 강수 여부,온도,황사 등의 기상 정보를 재고 관리나 판촉 활동,매장 디스플레이 등에 적극 활용함으로써 이상 기상 현상으로 인한 손실을 최소화하고 새로운 전략 경영의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

삼성화재와 삼성자동차는 기상 정보를 피보험자 혹은 고객의 단말기로 전달해 악기상에 따른 사고를 예방하고 있으며 편의점인 GS25의 경우 온도가 섭씨 1도 올라감에 따라 매장 방문 고객이 9명 늘어난다는 결과도 나왔다.

이처럼 기상 정보의 사회적 경제적 가치가 증대됨에 따라 특화된 기상 정보를 받으려는 기업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에는 이러한 역할을 할 수 있는 민간 기상예보 사업자가 고작 10개에 불과하고 기상산업 시장의 규모는 190억원대에 불과하다.

이에 반해 선진국에서는 기상 정보를 활용한 기상 산업이 활성화돼 미국은 1조원,일본은 5000억원대의 시장 규모를 형성하고 있다.

이처럼 선진국의 기상산업 시장 규모가 큰 이유는 기업들이 특화된 기상 정보를 기업 경영에 활용해 손실을 감소시키고 이익을 창출하는 빈도가 높아짐으로써 특화된 기상 정보를 제공받기 위해 기꺼이 비용을 지불하고 이용하려는 사용자가 더욱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기상 이변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커짐으로써 기상 정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기업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기상 산업의 성장 잠재력은 매우 높아 매력적인 블루오션 시장으로 평가된다.

그러므로 지금부터라도 정부와 기업은 기상 산업에 관심을 가지고 과감한 투자를 통해 지구 온난화로 인한 환경과 기후 변화에 대비할 필요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