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ㆍ에어컨의 꽃ㆍ나뭇잎 디자인

휴대폰ㆍ노트북 등 모바일기기로 확산

최근 디지털기기 디자인이 자연을 닮아가고 있다.

냉장고,에어컨 등 대형가전에 주로 적용되던 꽃,나뭇잎 형상의 디자인이 공기청정기,가습기 등의 소형 가전 제품 뿐 아니라 휴대폰 MP3플레이어 노트북 등 모바일기기까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웅진쿠첸 상품기획팀 박선정 팀장은 "소비자들이 제품 선택에 있어 디자인을 점점 중요시하면서 디자인 트렌드 변화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며 "최근 소비자들은 딱딱한 기능을 담은 IT 가전제품일수록 부드러운 느낌의 자연 디자인을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프리미엄 생활가전 웅진쿠첸의 '크리스탈 서라운드 황동IH압력밥솥'은 밥솥이라는 제품의 성격을 제품 외관에서 표현해 내기 위해 쌀알을 연상시키는 외관 디자인을 도입했다.

이를 위해 제품의 각을 최소화했고 옆에서 보면 마치 한 톨의 쌀 알을 보는 듯한 느낌을 연출해냈다.

1980년대 유럽을 중심으로 일어난 미술 양식으로 꽃과 꽃잎 등 식물을 모티브로 디자인한 '아르누보' 패턴을 도입해 자연의 부드러움을 더했다.

LG전자의 '바나나 폰'은 화이트 컬러에 노란색으로 포인트를 줬던 1세대 제품에 이어 최근 '초록색 바나나 폰'까지 선풍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름 그대로 직선형태이던 여타의 휴대폰과는 달리 둥글게 휘어진 외관 디자인을 도입한 것이 특징이다.

바나나 모양이라서 친밀감을 줄 뿐 아니라 둥글게 휘어져 손에 잘 잡힌다.

또 얼굴에 갖다 대면 윤곽을 따라 자연스럽게 밀착되기 때문에 통화음이 잘 전달되는 '인체공학적 디자인'이 돋보이는 제품이다.

LG전자가 최근 선보인 노트북 '엑스노트 R500'은 노트북으로는 드물게 외장 커버를 '아쿠아 블루'라는 블루 계통의 컬러를 사용했다.

이와 함께 빠른 속도감을 강조하기 위해 외장 커버에 자연에서 찾을 수 있는 빠른 느낌을 전달하는 물결 무늬를 적용,시각적인 부분에서부터 차별화한 제품이다.

팬택이 선보인 휴대폰 스카이 'IM-S150' 제품은 검은색 폴더 표면에 구름이라는 자연적인 현상을 형상화한 전통의 화이트 무늬를 새겨 넣어 디자인을 차별화한 제품이다.

'전통미의 재해석'이라는 개념에서 출발한 이번 제품의 디자인은 여름에 보기 드문 블랙 컬러를 도입했다는 신선함과 함께 구름 모양의 독특한 자연현상을 형상화한 세련된 디자인으로 한창 인기를 끌고 있다.

위니아만도는 김치냉장고 딤채와 문화를 접목하는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는데 얼마 전에는 4인의 예술가들이 디자인한 김치냉장고를 신사동의 '비스트로 d'에서 전시했다.

4인의 예술가 중 일러스트레이터 나난씨는 배추 이미지의 윈도 페인팅(Window painting)을 딤채를 통해 선보였다.

배추를 아름다운 자연의 시선으로 재해석해 한국의 식문화 전통을 현대인의 삶 속에 자연스럽게 집어넣은 딤채를 상징적으로 나타낸 것이다.

위니아만도는 소비자 반응이 예상외로 좋아 상품화에 들어갔으며 이 제품은 고객주문에 따라 한정 공급하는 방식으로 판매된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