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안정 대책으로 한동안 잠잠했던 부동산시장이 다시 들썩이고 있다.

중국 부동산 시장 다시 '들썩'
특히 은행에서 빠져나와 증시에 투자됐던 일부 자금이 부동산시장으로 흘러들어가면서 주식시장의 열기가 부동산시장으로 번지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는 15일 전국 70개 주요 도시의 5월 집값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4% 올랐다고 밝혔다.

주택 가격 상승률이 6%를 돌파한 것은 2006년 1월 이후 17개월 만에 처음이다.

5월 집값은 전달에 비해서도 1.0% 상승했다.

도시별로는 광둥성 선전이 14.2%로 가장 높았고 베이하이,베이징,난징,원저우 등의 순이었다.

주요 도시 집값은 2004년 10% 내외,2005년 9% 수준 오르면서 투기 붐이 일었으나 정부의 진정 대책으로 2006년에는 5% 안팎으로 안정세를 유지해왔다.

상승률이 가장 높은 선전은 이미 작년 하반기부터 투기 조짐을 보이고 있다.

현지 난팡두스바오(南方都市報) 보도에 따르면 선전시내 중하이(中海) 아파트의 올초 분양가는 ㎡당 7800위안(1위안=약 120원)에 형성됐으나 지금은 9500위안으로 약 22% 올랐다.

이 신문은 "선전의 일부 아파트는 1년 사이 50% 가까이 올랐다"며 "정부의 부동산시장 억제 대책에 따른 공급 부족이 근본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내년 올림픽을 앞두고 있는 베이징 역시 정부의 억제 방침에도 불구하고 급등세가 이어지고 있다.

베이징 궈마오(國貿)센터 주변에 자리잡고 있는 차이푸(財富)아파트의 작년 말 분양가는 ㎡당 평균 3만2000위안이었으나 지금은 4만위안으로 상승했다.

베이징의 작년 평균 아파트 분양 가격은 ㎡당 평균 6000위안 선이었으나 지금은 9300위안에 형성되고 있다.

베이징 부동산업계 전문가는 "2008 베이징올림픽 기대 심리로 부동산시장이 들썩이고 있다"며 "여기에 개발업체들의 공급 감소가 어우러져 또다시 투기 조짐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하락세가 컸던 상하이도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난팡저우모(南方週末) 보도에 따르면 상하이 근교 고급 빌라인 시자오좡위안(西郊莊園)은 지난 2개월 사이 5% 올랐다.

부동산중개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쑹웨칭(宋悅靑)은 "시내 한 고급 아파트의 경우 올초까지만 해도 하루 고작 한 채 정도 거래가 됐으나 요즘은 3~4채씩 팔리고 있다"며 "상하이 부동산시장에서 매물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사범대 부동산연구센터의 둥판(董藩) 교수는 "정부의 가격 억제 대책으로 수급 균형이 깨지면서 부동산 가격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며 "증시에 몰렸던 자금이 부동산시장으로 대거 움직일 경우 중국 전역에 또다시 부동산 광풍이 불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동산시장이 들썩이면서 중국 정부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원자바오 총리는 최근 열린 국무원(정부) 상무위 회의에서 투자가 부동산 부문으로 몰리지 않도록 세제 강화 등 다각적인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중국 정부는 외국 자본이 중국에서 신규 부동산 개발을 하려면 반드시 관련 부문의 승인을 얻도록 하고,지방정부의 법규 위반 행위에 대해 엄중 조사하는 등 시장안정 대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한우덕 기자 wood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