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50% 성장… 생수시장 추월 '눈앞'

녹차 우롱차 옥수수수염차 홍차 검은콩차 등 각종 기능성 차음료 시장이 급성장을 지속, 생수시장을 추월할 태세다.

웅진 남양 해태음료 등의 차음료 매출은 올 들어 4월 말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0% 정도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같은 기간 납세 병마개 판매로 추정한 진로 농심 풀무원 동원 등의 생수 매출은 1300억원 안팎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7% 늘어나는 데 그쳤다.

농심과 롯데칠성의 생수 매출은 각각 19.9%와 23.8% 증가했지만 풀무원과 산수 등은 5∼6% 증가에 머물렀고,코카콜라 등은 오히려 뒷걸음질했다.

업계는 이 같은 두 시장의 성장 추세가 이어질 경우 차음료시장은 지난해 1900억원에서 올해 3000억원 규모로 성장한 뒤 내년에는 4500억∼5000억원으로 불어나고,생수시장은 지난해 3600억원에서 올해 3900억원으로 커진 뒤 내년에는 4200억원으로 소폭 성장하는 데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생수 매출 증가율이 주춤해진 것은 차음료에 시장을 잠식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생수가 2000년대 초 주스와 탄산음료시장을 갉아먹었던 것처럼 차음료가 생수시장을 파고들기 시작했다는 것.생수시장은 2004년만 해도 20% 성장했지만 차음료가 성장세를 본격화한 2005년에는 6%에 그쳤다.

이영호 롯데칠성 마케팅 이사는 "차음료와 생수는 섭씨 32도 이상의 무더위에 매출이 본격 증가하는 공통점을 지녔지만 서로 대체재 성격이 강하다"며 "한국도 가까운 장래에 일본처럼 차음료 중심으로 음료시장이 재편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차음료시장은 1조엔 규모로 2000억엔 규모인 생수시장에 비해 다섯 배나 크다.

차음료가 생수시장을 잠식하는 이유는 생수처럼 무칼로리 제품이지만 이뇨작용과 체지방 연소 등 생수에 없는 기능을 갖고 있는 데다,밍밍한 생수에 비해 구수하거나 깔끔한 맛까지 지니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끓여 나온 차는 생수에 비해 위생적으로 인식되고 있다.

일례로 웅진 하늘보리는 출시 7년 만인 올 들어서야 구수한 맛과 위생성으로 물대체 음료로 재조명받으면서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