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상승세가 예상외로 가파르다.

상승지역도 전세계로 확산됐다.

가파른 상승세는 조만간 진정될 공산이 크다.

그러나 15년 동안 이어졌던 글로벌 저금리 기조가 무너지고 있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이에 따라 유동성공급에 제동이 걸려 잘나가던 증시는 물론 아직은 견조한 글로벌 경제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최근의 금리상승세는 세계경제의 동반호황과 자산시장 안정을 위한 각국의 정책이 어우러져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세계 경제는 그동안 '저금리-고성장'이란 기조를 유지해 왔다.

올 세계경제성장률도 4.9%(IMF·국제통화기금 전망)에 달할 전망이다.

그러나 이제 저임금을 바탕으로 한 저인플레이션이란 기조가 흔들릴 지경에 처했다.

원유와 원자재가격은 벌써 뜀박질 중이다.

중국과 인도 동유럽등에서 임금인상 바람이 거세 물건 값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러다보니 억제돼왔던 인플레이션 압력이 가중된 것이 최근 금리상승세의 첫 번째 요인이다.

실제 중국의 5월 물가상승률은 3.4%를 기록해 2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자산시장의 거품제거를 위한 정책당국의 의지도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은 지난주 기준금리를 연 4.0%로 올렸다.

선제적 대응을 위해서다.

올 들어 이미 한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했던 중국은 추가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일본과 호주 한국도 올해 안에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도 올해 기준금리를 내리기는커녕 오히려 인상할 것이란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그동안 천문학적인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미국이 국채발행을 늘린 것도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중국 및 산유국들의 국채매입으로 금리는 안정세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금리가 오르면 사정이 달라진다.

앨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이날 "중국이 미 국채를 내다파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그럴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

비록 국채 수요가 바닥을 드러내고 있긴 하지만 매각이 불가능하진 않다.

금리상승은 유동성에 영향을 미친다.

주택대출금리가 오르면 주택경기가 영향을 받는다.

기업들의 투자에도 영향을 준다.

더욱이 투자원금의 3배 가까이 빌려 기업인수합병(M&A)를 주도해온 사모펀드는 경우에 따라서 진퇴양난에 빠질 수 있다.

차입비용이 비싸져 신규차입을 중단하고 빌렸던 돈을 갚아야 하는 압박에 처한다.

최근 글로벌 증시 호황이 풍부한 유동성과 세계경제 호황이라는 양날개에 기인한 점을 감안하면 유동성공급 확대 중단은 증시에 치명상을 입힐 수도 있다.

그렇지만 아직은 단기조정론이 우세하다.

금리상승에 대한 심리적 공황상태만 벗어나면 견조한 세계경제를 바탕으로 증시도 안정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많다.

야르데니 리서치 대표인 에드워드 야르데니는 "증시에 약간의 패닉이 있지만 작년 5,6월과 지난 2월의 경우와 별로 다르지 않다"며 "패닉은 매수기회가 된다"며 단기조정론을 주장했다.

단기적 변수는 오는 14일과 15일 각각 발표될 미국의 5월 생산자물가와 소비자물가다.

물가상승률이 예상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나면 심리적 패닉상태는 길어질 수 있다.

반면 물가상승률이 예상범위 안으로 나올 경우 다른 호재가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전체적인 금리기조는 상승세를 유지하겠지만 말이다.

한상춘 논설·전문위원/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