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방코델타아시아(BDA) 장애물이 치워지는 대로' 북한에 영변 핵시설 폐쇄 대가로 약속한 중유 5만t 공급 준비에 착수할 것이라고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이 13일 밝혔다.

송 장관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BDA 문제가 해결되면 북한은 핵시설 폐쇄와 국제원자력기구(IAEA) 요원을 초청하고 우리는 중유 5만t 제공에 착수한다는 상호 신뢰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BDA 북한 예금 이체의 진전 상황에 대해서는 "최종적인 해결 단계에 있다"면서도 "북한을 포함한 관련국들이 해결됐다고 다 함께 판단하는 시점이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이날 BDA 북한 예금 2500만달러 중 일부가 지난주 현금으로 인출됐고 나머지는 미국 달러화로 환전,조선무역은행 계좌 1개에 통합돼 이체를 기다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돈은 늦어도 다음주 중 북한 계좌로 최종 이체될 것으로 전망된다.

천영우 6자회담 대표가 미국에 머물며 '포스트(post) BDA' 계획을 협의 중인 가운데 미측 회담 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가 15~18일 몽골을 방문하기로 해 북측과의 회동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힐 차관보가 참석 예정인 아시아소사이어티 주최 '윌리엄스버그 컨퍼런스'에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이 합류하거나 힐 차관보가 평양으로 이동해 차기 6자회담 일정 등을 협의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북·미 회동과 관련,송 장관은 "계획돼 있다는 보고를 받은 적 없으나 6자회담 회기 중 관련국들이 얼마든지 공식·비공식으로 만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 입장을 대변해 온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북한이 BDA 문제 해결을 통해 적대국과 벌이는 핵 협상의 실효성을 가려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신문은 북한이 "경제 문제를 푸는 데 국가적 힘을 집중하고 있으나 미국의 금융 제재가 장애를 조성하고 있다"며 "특히 경제 부문에선 시간이 걸려도 금융제재 해제 문제에서 끝까지 원칙을 관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고 전했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