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보호 전문업체를 믿지 못하기 때문일까.

'시스템통합(SI) 빅3'로 꼽히는 삼성SDS,LG CNS,SK C&C가 네트워크 보안 사업을 앞다퉈 강화하고 있다.

LG CNS는 최근 LG엔시스의 지분 100%를 인수하고 보안 사업을 넘겨받기로 했다.

SK C&C는 정보보호 전문업체 인포섹을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고 삼성SDS에는 관계사 시큐아이닷컴이 있다.

'사이버 건설업'으로 불리는 SI 프로젝트에는 해킹 등 외부 위협을 막아주는 네트워크 보안 솔루션이 반드시 들어간다.

보안 솔루션은 시스템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SI업체들은 종래에는 전체 프로젝트에서 보안 부문만 떼내 정보보호 전문업체에 맡겼다.

그러나 이제는 직접 챙기는 쪽으로 선회하고 있다.

LG CNS가 인수하기로 한 LG엔시스는 국가정보원 보안필증 등을 받은 침입방지시스템(IPS),통합위협관리(UTM) 등 네트워크 보안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다.

LG엔시스의 보안 매출은 지난해 152억원이었고 올해 목표는 200억원이다.

대다수 보안업체 매출이 100억원을 밑돌고 적자 기업이 대부분인 점을 감안하면 작지 않은 규모다.

LG CNS는 LG엔시스로부터 보안 솔루션을 넘겨받아 SI 사업에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고현진 LG CNS 부사장은 "SI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면 필수적으로 보안 솔루션을 깔아줘야 한다"면서 "시스템의 핵심인 네트워크 구축과 보안 솔루션을 자연스럽게 연결하기 위해 자회사의 보안사업을 넘겨받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SK C&C는 정보보호 컨설팅 및 보안 솔루션 업체인 인포섹의 지분 48%를 보유하고 있다.

인포섹은 웹방화벽,IPS,가상사설망(VPN),UTM 등 다양한 보안제품군을 갖췄다.

SK C&C는 인포섹이 있지만 안철수연구소 등 전문업체와의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삼성SDS는 삼성그룹 계열 보안업체인 시큐아이닷컴의 지분 4%를 갖고 있다.

삼성SDS가 시행하는 삼성그룹 프로젝트의 경우 보안 부문은 대부분 시큐아이닷컴이 담당한다.

시큐아이닷컴은 방화벽 부문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고 다음 달에는 웹방화벽,UTM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삼성SDS,LG CNS,SK C&C 등 'SI 빅3'가 자회사나 관계사를 통해 강화하는 부문은 네트워크 보안이다.

이에 대해 정보보호 전문업체 관계자는 "가뜩이나 작은 파이를 나눠먹게 됐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다른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보면 네트워크 보안 제품의 품질이 좋아지는 긍정적인 면도 있다"고 말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