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노 누아는 2000여년 전부터 재배돼 왔으며 로마 침입 이전에도 길러졌다는 기록이 있을 만큼 역사가 오래됐다.

피노 누아는 알이 작고 껍질이 얇으며 연하게 밝은 루비 색을 띤다.

영 빈티지의 피노 누아는 체리 딸기 등 과일 향이 풍부해 심플한 반면 숙성이 이뤄지면서 전혀 다른 특징을 낸다.

제비꽃 무화과 송로버섯 스모크 향, 그리고 동물 가죽 향이 조화를 이루며 복잡한 느낌을 준다.

피노 누아로 만든 와인은 여타 레드 와인에 비해 등급 간 품질 차이가 매우 큰 편이다.

피노 누아 애호가들에게는 세심한 선택이 요구되기 때문에 괴로울 수도 있을 것이다.

피노 누아는 유전적으로 불안정해 일관성 있는 맛을 유지하기가 어려운 품종으로 알려져 있다.

재배 조건도 까다롭다.

비교적 오랫동안 서늘한 기후가 필수적이다.

이러한 이유로 피노 누아는 아무 곳에서나 심지 못한다.

프랑스는 피노 누아를 가장 많이 재배하는 나라다.

알자스 쥐라 사브와 상세르 지역은 로제 와인 또는 비교적 가벼운 레드 피노 누아 와인을 생산한다.

샹퍄뉴 지역은 샤르도네,피노 므뉘에와 함께 브랜딩하면서 샴페인을 만드는 주요 품종으로 피노 누아를 생산한다.

하지만 뭐니뭐니 해도 피노 누아를 거론할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지역은 바로 프랑스의 부르고뉴.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피노 누아를 전 세계에서 가장 잘 키워내는 지역이다.

자연이 선물한 테루아(Terroir)가 갖추어져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와인 가격 또한 쉽게 다가서기 어렵다.

대부분의 프리미엄 와인이 그렇듯 공급에 비해 수요가 압도적으로 많다.

부르는 것이 가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싼 와인값은 생산자와 포도밭에 따라 와인이 세분화돼 있어 포도 농장 하나에서 생산하는 와인양이 작기 때문이기도 하다.

부르고뉴의 명성을 이끄는 와인으로 로마네 콩티(Romanee Conti)를 빼놓을 수 없다.

본 로마네(Vonse Romanee) 지역에 위치한 이 포도밭은 약 1.8㏊(5400여평)로 연간 생산량이 450~500케이스(Cases)에 불과하다.

전 세계에서 가장 구매하기 어려운 와인 중 하나다.

비단 로마네 콩티 말고도 부르고뉴의 웬만한 레드 와인은 다른 나라의 레드 와인 가격에 비해 무척 높은 편이다.

하지만 피노 누아 팬이라면 주머니 사정이 어렵더라도 부르고뉴 피노 누아를 한 번쯤 음미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프랑스 이외의 지역으로는 독일,칠레,미국의 오리건과 캘리포니아,뉴질랜드,호주의 빅토리아 지역이 피노 누아 재배에 알맞은 조건을 가지고 있고 맛있는 피노 누아 와인을 만들기 위해 투자와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 소믈리에 Corinne_Eom@ic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