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골프의 선구자' 박세리(30.CJ)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명예의 전당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박세리는 8일(이하 한국시간) 메릴랜드주 하브드그레이스 불록 골프코스(파72.6천596야드)에서 열린 맥도널드 LPGA챔피언십 1라운드를 마쳐 드디어 명예의 전당 입성 자격을 모두 채웠다.

2004년 5월 미켈롭울트라 오픈에서 우승, 명예의 전당에 가입하는데 필요한 27점을 모두 확보한 박세리는 또 다른 조건인 10시즌 현역 활동을 이번 대회로 딱 채우면서 아시아 인으로는 최초로 LPGA 명예의 전당 회원이 됐다.

이로써 한국 골프를 세계 수준으로 끌어올린 선구자라는 평을 들어온 박세리는 명예의 전당에도 맨 먼저 이름을 올리며 '선구자' 이름값을 해냈다.

박세리의 명예의 전당 가입은 사실 '맨 먼저'라는 표현보다 과연 이후에 명예의 전당에 가입할 한국 선수가 나올지 자체가 의문이라는 점에서 대단한 일로 평가할 만 하다.

이날 팻 허스트(미국), 훌리에타 그라나다(파라과이)와 한 조를 이룬 박세리는 '디펜딩 챔피언'이라는 소개를 받으며 갤러리들의 박수 속에 7일 밤 10시16분 티오프했다.

전반 9 홀에서 몇 차례 버디 기회를 놓친 박세리는 12번 홀까지 파 행진을 하며 샷 감각을 조율했으나 13번 홀(파4)에서 보기를 범하며 1오버파 73타로 첫날을 끝냈다.

마지막 18번 홀을 파로 마무리한 박세리는 캐디와 포옹하며 기쁨을 나눴고 스코어 카드를 제출하고 나온 뒤 국내 방송사들과 인터뷰로 명예의 전당 입성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1998년 맥도널드 LPGA챔피언십 우승 등 LPGA 진출 첫 해에 두 개의 메이저 대회를 휩쓸며 혜성같이 나타난 박세리는 지난 해 역시 맥도널드 LPGA챔피언십 우승까지 무려 23승을 거두며 한국 여자골프의 간판 노릇을 해왔다.

2004년 미켈롭울트라 오픈 우승으로 명예의 전당 가입에 필요한 27점을 확보한 뒤 갑작스런 슬럼프에 빠지기도 했던 박세리는 1라운드를 마친 뒤 가진 공식 기자회견에서 "이제 남은 목표는 그랜드 슬램과 올해의 선수상을 받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쉼없는 전진을 계속할 뜻을 밝혔다.

(하브드그레이스<미국 메릴랜드주>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email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