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포럼] 2010년 한국의 시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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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싱크탱크 노무라연구소가 15개월에 걸친 프로젝트 끝에 올해 초 내놓은 '2010 일본'보고서는 이른바 '단카이(團塊)세대'의 집단 퇴장이 몰고올 사회구조 변화를 심도있게 해부함으로써 일본 쇠락의 위기를 경고하고 있다.
'잃어버린 10년'을 극복하고 다시 욱일(旭日)의 기세를 높이고 있는 마당에 웬 호들갑이냐는 말이 나올 만도 하지만,예측할 수 있는 미래라면 아무리 대비를 서둘러도 빠른 게 아니다.
왜 2010년일까.
일본이 전후(戰後) 베이비붐을 이뤘던 1947년에서 1949년 사이에 태어난 680만명의 인구가 올해부터 60세 정년을 맞기 시작해 모두 생산 일선에서 물러난 직후다.
이 거대 계층의 은퇴에 따른 급격한 경제활동 인구감소와 노령화,이미 지난해부터 줄어들기 시작한 인구구조 변화와 함께 사회 전반이 심각한 충격파에 휩싸이는 전환점인 것이다.
이들에 대한 모티베이션(동기부여) 재생이 이뤄지지 못한다면,여기에 시간제 일자리만 전전하는 600만명의 프리터(freeter)족과 이보다 더 심각한 존재인 100만명의 니트(NEET;not in education,employment or training)족까지 급속히 늘어나는 상황이 국가재정을 갉아먹고 산업경쟁력을 약화시킬 뿐 아니라 사회불안을 키워 일본의 미래를 암담하게 만들 것이라는 얘기다.
보고서는 나아가 세계 2위 경제대국의 위상이 흔들리는 일본의 정체성 위기까지 거론하고 있다.
노무라의 제언(提言)은 국가경영과 기업생존전략의 새로운 패러다임 구축이다.
수요를 벗어나 확대일변도로만 가고 있는 사회자본의 '창조적 파괴'를 서둘러야 한다는 주장을 비롯해,경제구조 변화의 주역으로서 '단카이 자유인'들에 대한 동기부여 대책,유비쿼터스사회 진입에 따른 비즈니스환경의 급변이 가져올 기회의 활용,특히 개인이 기업에 묶인 고용사회에서 개인 스스로 기업을 일으키는 '기업사회(起業社會)'로 바뀌는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경영 및 조직·인재관리의 혁신 등이 그것이다.
그렇다면 2010년 우리의 시간은 어떤가.
한국의 '베이비부머'는 한국전쟁 직후인 1955년부터 산아제한이 시작된 1963년 사이에 태어난 올해 44~52세의 계층으로,통계청에 따르면 전체 인구의 14.8%인 713만명이다.
이들의 조기은퇴는 이미 정년과 무관하게 시작됐다.
'젊은 피'를 선호하는 기업들의 실질적인 정년은 52.3세라는 LG경제연구원의 조사결과도 나와 있다.
우리 베이비붐 세대도 2010년,길게 잡아 2015년이면 모두 일선에서 물러난다는 얘기다.
일본의 2010년 문제는 곧 한국의 2010년 문제인 것이다.
베이비붐 세대의 퇴장은 우리 경제와 시장,사회구조를 어떻게 변모시킬까.
그것은 위기일까 새로운 기회일까.
이런 변화를 헤쳐나가기 위한 국가경영 전략과 정책 패러다임은 어떻게 바뀌어야 하나.
또 기업과 개인은 어떤 생존의 대안을 마련해야 하는가.
정부는 걸핏하면 토론하자고 나서지만 지금 당장 연구하고 토론하고 선진화 로드맵을 짜야할 것은 바로 이런 문제다.
5년 후 10년 후도 아닌 지금 코 앞에 닥친 현실이다.
정권 당대에 스스로 역사를 평가하고 미화하겠다는 해괴한 일이나 벌이는 이 정부가 위기를 인식이나 하고 있는지 솔직히 궁금하다.
추창근 논설위원 kunny@hankyung.com
'잃어버린 10년'을 극복하고 다시 욱일(旭日)의 기세를 높이고 있는 마당에 웬 호들갑이냐는 말이 나올 만도 하지만,예측할 수 있는 미래라면 아무리 대비를 서둘러도 빠른 게 아니다.
왜 2010년일까.
일본이 전후(戰後) 베이비붐을 이뤘던 1947년에서 1949년 사이에 태어난 680만명의 인구가 올해부터 60세 정년을 맞기 시작해 모두 생산 일선에서 물러난 직후다.
이 거대 계층의 은퇴에 따른 급격한 경제활동 인구감소와 노령화,이미 지난해부터 줄어들기 시작한 인구구조 변화와 함께 사회 전반이 심각한 충격파에 휩싸이는 전환점인 것이다.
이들에 대한 모티베이션(동기부여) 재생이 이뤄지지 못한다면,여기에 시간제 일자리만 전전하는 600만명의 프리터(freeter)족과 이보다 더 심각한 존재인 100만명의 니트(NEET;not in education,employment or training)족까지 급속히 늘어나는 상황이 국가재정을 갉아먹고 산업경쟁력을 약화시킬 뿐 아니라 사회불안을 키워 일본의 미래를 암담하게 만들 것이라는 얘기다.
보고서는 나아가 세계 2위 경제대국의 위상이 흔들리는 일본의 정체성 위기까지 거론하고 있다.
노무라의 제언(提言)은 국가경영과 기업생존전략의 새로운 패러다임 구축이다.
수요를 벗어나 확대일변도로만 가고 있는 사회자본의 '창조적 파괴'를 서둘러야 한다는 주장을 비롯해,경제구조 변화의 주역으로서 '단카이 자유인'들에 대한 동기부여 대책,유비쿼터스사회 진입에 따른 비즈니스환경의 급변이 가져올 기회의 활용,특히 개인이 기업에 묶인 고용사회에서 개인 스스로 기업을 일으키는 '기업사회(起業社會)'로 바뀌는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경영 및 조직·인재관리의 혁신 등이 그것이다.
그렇다면 2010년 우리의 시간은 어떤가.
한국의 '베이비부머'는 한국전쟁 직후인 1955년부터 산아제한이 시작된 1963년 사이에 태어난 올해 44~52세의 계층으로,통계청에 따르면 전체 인구의 14.8%인 713만명이다.
이들의 조기은퇴는 이미 정년과 무관하게 시작됐다.
'젊은 피'를 선호하는 기업들의 실질적인 정년은 52.3세라는 LG경제연구원의 조사결과도 나와 있다.
우리 베이비붐 세대도 2010년,길게 잡아 2015년이면 모두 일선에서 물러난다는 얘기다.
일본의 2010년 문제는 곧 한국의 2010년 문제인 것이다.
베이비붐 세대의 퇴장은 우리 경제와 시장,사회구조를 어떻게 변모시킬까.
그것은 위기일까 새로운 기회일까.
이런 변화를 헤쳐나가기 위한 국가경영 전략과 정책 패러다임은 어떻게 바뀌어야 하나.
또 기업과 개인은 어떤 생존의 대안을 마련해야 하는가.
정부는 걸핏하면 토론하자고 나서지만 지금 당장 연구하고 토론하고 선진화 로드맵을 짜야할 것은 바로 이런 문제다.
5년 후 10년 후도 아닌 지금 코 앞에 닥친 현실이다.
정권 당대에 스스로 역사를 평가하고 미화하겠다는 해괴한 일이나 벌이는 이 정부가 위기를 인식이나 하고 있는지 솔직히 궁금하다.
추창근 논설위원 kunn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