張泳根 < 한국항공대 교수·항공우주공학 >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위성 발사장인 전남 고흥의 해안가에 위치한 나로우주센터의 건설 공정이 98%를 마쳐 그 웅장한 모습을 드러냈다.

인공위성 발사에서 가장 핵심적 요소인 발사대 시스템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공정(工程)을 완료했다.

150만평의 우주센터에는 로켓 발사대,발사 통제시설,로켓 및 위성 조립시설,추진기관 시험시설 등이 들어선다.

직접 인공위성의 발사를 위한 시설 외에 우주체험과 홍보를 위한 우주교육홍보관도 마련된다.

이제 우리 청소년들이 미국의 케네디 우주센터나 일본의 다네가시마 우주센터를 방문할 필요가 없다.

발사대의 건설은 협력기관인 러시아와의 기술협력 지연으로 늦어졌다.

내년 말 나로우주센터에서 100kg급의 소형위성인 과학기술위성 2호가 발사될 예정이다.

위성발사에 사용되는 KSLV-1 우주발사체는 현재 러시아와 협력 개발 중이다.

우리도 내년이면 '스페이스클럽'에 가입하는 나라가 된다.

우리가 만든 위성을 우리 국적의 발사체를 이용해 우리 발사장에서 발사한다는 의미다.

우리 땅에서 거대한 로켓의 불기둥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감격적인 기회를 가질 것이다.

우주센터는 위성을 우주로 발사하기 위한 우주항구다.

항구 없이 배가 출발도 정박도 할 수 없듯이 발사장 없이는 로켓발사도 불가능하다.

한 나라의 독자적인 우주개발 능력의 잣대는 우주센터의 보유 여부에 달려 있다.

우주개발 기반 인프라로서 중요하다는 의미다.

세계적으로 미국 러시아 프랑스 중국 일본 등의 12개 우주선진국들이 우주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우주센터는 인공위성 발사장으로만 쓰이는 것이 아니다.

고도 100km 정도의 준궤도 비행을 위한 우주비행체 발사,탄도미사일의 발사 등도 이들 발사장에서 수행될 수 있다.

어쨌든 우주센터의 주(主)임무는 인공위성을 발사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 우리 기술에 의한 고유의 신뢰성을 확보한 우주발사체가 없다.

현재 우리나라는 아리랑위성 3호,5호,3A호 및 통신해양기상위성 등의 중형급 위성을 개발 중에 있다.

그러나 아직 우리가 개발하는 로켓으로 이들 위성을 우주에 올리는 것은 시기상조다.

이들 고(高)비용의 위성을 우리의 발사체로 발사하기 위해서는 신뢰성 있는 발사체를 개발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 고유의 신뢰성 있는 발사체가 없으면 우주센터의 활용은 그만큼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통상 우주발사체는 여러 단의 로켓으로 구성된다.

로켓 기술은 군사용 미사일 기술로 전환이 가능하기 때문에 세계적으로 기술 이전(移轉)이 불가능하다.

전략기술로 분류되어 있다는 의미다.

결국 독자적인 기술 개발을 통해 획득하는 방법밖에 없다.

우리나라는 1980년대 전(前)에는 자동차 엔진설계 능력도 변변히 갖추지 못했었다.

그러나 지난 20여년 동안 기술자들의 피나는 노력과 연구개발의 결과로 현재는 세계에서 5~6위권의 자동차 생산국이 되었다.

우리나라는 이미 액체로켓엔진도 독자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충분한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다만 특수 소재,경량(輕量) 구조물과 정밀가공 기술 등의 핵심기술 개발을 위한 충분한 예산과 시간이 필요하다.

액체로켓엔진의 개발을 경제성 논리로만 따질 수는 없다.

액체로켓엔진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산업체의 역할과 기능이 대단히 중요하다.

로켓엔진의 개발에는 제작,가공 및 시험 기술의 확보가 선행(先行)돼야 하기 때문이다.

독자적인 인공위성 및 우주발사체 개발,우주센터의 확보는 일반 국민들에게는 한국의 과학기술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을 불어 넣어줄 것이다.

그리고 첨단기술 확보를 통한 점진적인 기술 파급효과도 기대해 볼 수 있다.

20~30년 내에 우리의 유인(有人) 우주선을 우리의 우주발사체로 발사해 우주인을 탄생시킬 날을 기대해본다.

이런 꿈과 기대가 나로우주센터 완공을 1년여 앞둔 지금 시점에서의 의미다.

우주로 향한 우리의 꿈이 한반도에 가득할 날이 머지 않았다.

/한국과학재단 우주전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