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운상가를 중심으로 남쪽의 남산과 북쪽의 종묘를 잇는 서울 종로구 종로3가동 175의 4 일대에 폭 90m,길이 1km에 이르는 대규모 녹지대가 본격적으로 조성된다.

서울시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세운상가 남북녹지축 조성사업의 1단계 구간(3798㎡)에 대한 실시계획인가를 지난 25일자로 고시하고 사업에 착수했다고 28일 발표했다.

세운상가 남북녹지축 조성사업은 1990년 마련된 도시기본계획에 처음으로 명시된 것으로 이번에 실시계획이 승인됨에 따라 기본계획이 입안된 지 18년 만에 사업에 착수하게 된 셈이다.

이번 사업은 세운상가를 포함한 종로와 을지로 등 일대 43만8585㎡(약 13만2000평) 규모의 재정비촉진지구를 관통하는 폭 90m,길이 1km(약 1만3000평)에 이르는 대규모 녹지대를 조성하는 것이다.

모두 3단계로 나뉘어 진행되는데,1단계는 재정비촉진구역인 세운 4구역과 세운상가의 절반이 포함된 종로~청계천 구간(폭 90m,연장 180m)으로 준공은 2008년 12월로 예정돼 있다.

2단계는 세운상가의 나머지 절반을 포함한 청계천~을지로 구간이다.

폭 90m,연장 290m이며 2012년 완공 예정이다.

3단계는 을지로~퇴계로 구간 폭 90m,연장 500m 구간으로 2015년 완공 목표다.

시는 1단계 구간의 경우 전략사업임을 감안해 녹지축 조성사업에 1000억원의 시 예산을 투입해 도시계획사업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그리고 투입된 사업비는 인접한 세운4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 시행자가 공공시설 비용을 부담하는 차원에서 나중에 시에 부담하게 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사업비를 회수할 계획이다.

3단계 사업이 마무리될 때까지 투입될 것으로 보이는 총 사업비 규모는 1조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서울시는 녹지축 조성사업을 총 8개 구역으로 나뉘어져 진행되는 도시환경정비사업과 연계해 실시할 계획이다.

1982년에 처음으로 도심 재개발구역으로 지정됐던 세운상가 주변 지역에 대한 도시환경정비사업이 27년 만인 내년부터 본격화되는 셈이다.

시 관계자는 "재정비촉진사업지구 내 세운4구역에 대한 보상 및 철거 작업이 내년 하반기부터 시작될 것"이라며 "사업착공 목표 연도를 2009년으로 잡아놨다"고 전했다.

세운상가 재정비촉진지구 가운데 가장 먼저 도시환경정비사업이 시작되는 세운4구역에는 3만3262㎡(약 1만평) 부지에 백화점 할인점 오피스 아파트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서울시 균형발전추진본부 관계자는 "세운4구역을 제외한 세운상가 재정비촉진지구 내 나머지 7개 권역의 경우 작년 말부터 개발계획 수립을 위한 용역작업이 진행 중"이라며 "이 구역 전체의 재정비사업이 마무리되려면 녹지축 완료 시점인 2015년을 훨씬 지나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세운상가 남북녹지축 조성사업이 전임 이명박 시장의 청계천 복원사업에 버금갈 정도로 어려운 사업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사업예정지 내에 세운상가 584개 점포를 포함해 총 1229가구(또는 계좌)의 상가 및 주택이 포함돼 있어서다.

이 지역에서 영업 중인 상인들의 경우 공사 기간 중 영업할 수 있는 별도의 공간을 서울시가 마련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서울시 측은 "서울시 송파구 동남권 유통단지에 입주 신청을 한 상인들을 제외한 나머지 상인에 대해서는 토지보상법에 따른 보상 절차를 진행하는 일 이외의 다른 생계대책은 마련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서울시는 청계천 개발 때와 마찬가지로 이들 지역의 세입자 및 부동산 소유주를 설득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반발이 극심하더라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문승국 서울시 도심활성화추진단장은 "사업지구 내 상인들과의 협의가 청계천 사업 때보다 훨씬 어려울 것"이라며 "상인들과 긴밀하게 협의를 진행하되 철거 및 이주사업 등은 차질없이 계획대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