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으로 꼽히는 탄소배출권 거래 시장에 세계 유수 은행들이 앞다퉈 뛰어들어 경쟁이 가열될 전망이다.

세계 최대 은행인 씨티그룹은 탄소배출권 거래 시장에 이제 막 발을 들여놓았고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는 참여를 준비 중이며 도이체방크는 담당 인력을 두 배로 늘렸다.

또 프랑스의 소시에테 제네랄, 벨기에-네덜란드 합작은행 포르티스, 미 투자은행 모건스탠리 등도 올해 탄소배출권 거래 창구를 확대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지난 2004년 10억달러에도 미치지 못했던 전 세계 탄소배출권 거래 규모는 2005년 110억달러로 커진 데 이어 지난 해에는 300억달러 선을 넘어섰다.

도이체방크는 지난 6개월 사이에 탄소배출권 거래 담당 인력을 10명 이상으로 배증시켰다.

탄소배출권 시장에 참여한 은행들은 기후변화 저지 캠페인이 강화되는 추세여서 탄소배출권 거래 시장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들 은행은 청정에너지 프로젝트 시행에 힘입어 비축된 탄소배출권을 고객들로부터 사들여 배출 제한선을 초과할 상황에 처한 다른 고객들에게 파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아울러 투자 여력이 큰 연기금 등을 대상으로 탄소배출권 투자를 권유하는 활동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이들 은행은 또 탄소배출권 시장 참여를 통해 '지구 살리기'에 기여한다는 홍보 효과도 아울러 얻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씨티그룹은 최근 향후 10년에 걸쳐 환경 관련 프로젝트에 500억 달러를 지원하겠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는데 이는 경쟁사인 BoA가 200억달러 지원 계획을 먼저 발표,선수를 치고 나온 데 따른 것이다.

씨티그룹의 탄소배출권 거래 전문가 앨런 배니스터는 씨티그룹이 교토 의정서에 따른 탄소배출권 거래에 참여한 것은 처음이라며 "이는 고객들의 문의와 요청이 늘어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소시에테 제네랄은 합작회사인 오르베오를 통해 한국과 브라질의 탄소 배출 감축 프로젝트들로부터 배출권을 확보, 비축해 놓았다.

모건스탠리는 올 초 미 탄소배출권 시장에 3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데 이어 마이애미 소재 탄소 프로젝트 개발업체 MGM 인터내셔널의 지분을 확보했고 포르티스는 수익성이 높은 중국 시장을 노려 홍콩에 새로운 탄소배출권 거래 창구를 설치했다.

포르티스는 현재 16명으로 구성된 글로벌 탄소배출권 거래 전담팀을 운영하고 있다.

(런던 로이터=연합뉴스) sungb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