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제품이 신흥 유망 시장인 베트남에서도 원화 강세와 품질이 높아진 중국산의 공세로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KOTRA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베트남 수출액은 38억7000만달러로 5위를 차지했으나,전년 대비 증가율은 7.5%에 그쳐 상위 5개국 가운데 가장 낮았다.

이에 따라 2003년 2.4%포인트에 불과했던 1위 중국과의 시장점유율 차이는 지난해 16.5% 대 8.5%로 8%포인트 차이로 벌어졌다.

품목별로 보면 베트남 전체 수입의 54%를 차지하는 10대 수입 품목 중 비료(4%→4.6%)와 의약품(2%→11.9%)을 제외한 8개 품목의 시장점유율이 하락했다.

자동차 및 부품이 25%에서 14.8%로 급락한 것을 비롯해 기계류 및 부품(8%→6.9%),석유화학 제품(9%→8.2%),섬유류(20%→19.7%),철강제품 (8%→7.3%) 등이 일제히 하락한 것.

KOTRA는 한국산의 베트남 시장 점유율이 떨어지는 이유로 △원화 강세 여파로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이 중국 등지로 수입처를 바꾸고 있는 데다 △가격 경쟁력에 품질까지 높아진 중국산이 약진하고 있는 점을 들었다.

현재 한국에서 베트남에 수출하는 물량의 상당 부분은 현지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이 주문한 원·부자재가 차지하고 있다.

KOTRA 관계자는 "수출 증가율 둔화세를 극복하기 위해 마케팅 활동을 대폭 강화하는 동시에 건설 등 베트남에서 '뜨는'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