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포함 세계증시가 4년 넘는 장기상승세를 이어가자 이런 저런 '거품'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먼저 '주가 거품'에 대한 우려가 자주 거론된다.

주가가 오를 때마다 나오는 해묵은 얘기지만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2003년 3월 540에서 출발해 50개월 만에 1620까지 3배나 수직상승했기 때문이다.

조정다운 조정없이 앞만 보고 질주한 점이 꺼림칙하다는 지적이다.

그 이전 20년간 '고점 후 반토막'이라는 예외없는 악순환을 4번이나 경험한 탓이다.

'주가 거품론'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세계증시의 동반랠리도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너무 올랐다는 것이다.

미국은 최근 연일 사상최고가 행진을 벌이고 있고,중국은 전문가들의 잇따른 경고에도 불과 1년여 만에 주가가 3배가량 치솟았다.

'주가 거품론'에 이어 여의도 증권가의 '몸값 거품론'도 심심찮게 입에 오르내린다.

애널리스트 연봉 협상은 1~2년차 초보도 최소 1억원에서 출발하는 실정이고,이름이 좀 알려진 경우엔 천정부지다.

D증권사는 '연봉 3억원,3년 보장'이라는 파격조건으로 중견 애널리스트들을 불러모으고 있다.

5억원의 고액연봉을 제의받은 한 스타급 애널리스트는 배짱 좋게 7억원을 요구하다 이적이 무산됐다는 후문도 들린다.

모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애널리스트의 이탈을 막고 연봉책정문제로 씨름하면서 상반기 내내 본업과 무관한 일로 지냈다"며 "센터장인지 헤드헌터인지 모를 지경"이라고 푸념했다.

'이익 거품'을 걱정하는 이색진단도 제기되고 있다.

상반기 강세장을 정확히 예견해온 한 운용사 본부장은 "부진할 것이라던 미국기업조차 이익이 크게 늘어난 점이 세계증시의 '거품'우려를 해소해 줬다"면서도 "이익급증 현상 자체는 장기적으로 지속되기 어려운 '거품'의 성격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급속한 세계화에 편승한 거대기업들이 제3세계의 싼 노동력에 기대 고수익을 올리고 있지만,이는 필연적으로 정치사회적인 갈등을 불러오기 때문에 오래 갈 수 없다"는 진단이다.

이 논리는 일견 지난 세기의 철지난 종속이론을 연상시킨다.

하지만 세계경제의 빠른 변화를 잘 인식하고 관찰하는 게 성공투자의 기본임을 일깨워주기도 한다.

백광엽 증권부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