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李海瓚) 전 총리가 최근 유시민(柳時敏) 복지장관에게 "언행을 조심하라"는 경고의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총리와 가까운 한 의원은 16일 "이 전 총리가 최근 유 장관을 자신의 방으로 불러 `지금 상황에서 이런저런 말을 하는 것은 통합 국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당분간 복지부 일에 전념하면서 자중하라'는 말을 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 장관이 최근 자신의 언행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말로써 말이 많으니 말을 않는 게 좋겠다'고 언급한 것도 이 전 총리를 만나고 난 이후라고 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이 전 총리가 지난 8일 청와대에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을 만났을 때 유 장관이 이렇게 행동해선 대통합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 장관은 이 전 총리가 초선의원이던 지난 1988년 이 전 총리의 보좌관으로 정계에 입문했으며, 따라서 이 전 총리를 어려워 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유 장관은 최근 당 진로문제를 놓고 친노(親盧), 반노(反盧) 의원간 대립국면이 조성된 상황에서 "떠날 분들은 떠나라. 비례대표 의원들도 편안하게 보내드리겠다"고 말한 사실이 소개되는가 하면, 노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웠던 김근태(金槿泰) 정동영(鄭東泳) 전 의장에 대해서도 사석에서 백의종군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는 말이 나돌아 적잖은 논란을 낳고 있다.

한편 이 전 총리는 지난 3월 방북 직전 범여권의 중진의원을 만난 자리에서 대선출마 의향이 없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 전 총리는 "나는 누구보다 나 자신을 잘 안다.

내가 대선에 꿈이 있었다면 총리시절에 그런 식으로 행동하지 않았다"고 말한 뒤 방북을 대권행보로 보는 시각에 대해서도 "대권행보로 비칠 수 있다면 방북 자체를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동북아 평화를 위한 행보로서 진정성을 호소했다는 후문이다.

이 전 총리는 또 "총리까지 지냈는데 국가의 품격도 있는 만큼 내가 (범여권의) 경선과정에서 특정주자를 도와주기는 어렵다.

그러나 본선에 나가게 된다면 그때는 대선주자를 지원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는 것이다.

여권의 한 의원은 "당시 만남은 3월에 이뤄진 것이어서 이후 이 전 총리측에도 일정부분 사정변경이 생겨 대선 불출마를 확정적으로 얘기할 순 없을 것 같다"며 "남북문제가 잘 풀리면 이 전 총리쪽에 힘이 실릴 개연성이 있고, 꼭 필요하다면 결심할 수도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 의원은 또 "이 전 총리가 출마 쪽으로 결심한다고 하더라도 `원 오브 뎀'으로 나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주변에서 이 전 총리가 단독으로 나오지 않으면 안될 상황이 만들어지면 고려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가 싶다"고 언급했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류지복 기자 jbry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