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연예인들의 무대 의상으로 주목받아온 '반짝이 패션'이 올 여름 일반인들의 패션 코드로 급부상하고 있다.

초미니 원피스와 가방,구두,샌들 등 여성 패션은 물론 넥타이 양복 등 남성 패션으로까지 확산되는 추세다. 최근에는 화장품에서도 반짝임을 강조하는 제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미니멀리즘·퓨처리즘 영향에 무더위 식히는 효과 '주목'

신원은 작년 여름 시즌 브랜드별로 8~10모델씩 내놨던 반짝이는 소재의 여성 의상을 올 시즌을 앞두고 20~30모델 이상씩 출시했다.

금강제화는 여성 구두브랜드 '에스쁘렌도'의 신제품으로 실버 컬러와 실버 펄 등 반짝임을 강조한 플랫 슈즈를 최근 선보였다.

FNC코오롱은 지난 3월 말 남성신사복 브랜드 '맨스타'의 수트 전 제품에 광택 소재를 적용,신상품을 내놓으면서 생산물량을 작년 시즌보다 30%가량 늘렸다고 밝혔다.

넥타이도 반짝이는 큐빅이나 메탈릭 계열의 소재가 인기를 끌고 있다.

코오롱이 넥타이 중간부분에 비즈(beeds·작은 구슬의 일종)로 포인트를 둔 타이와 빛의 방향에 따라 무지개 컬러가 나타나는 '레인보 타이'를 선보이는 등 은사 사선 스트라이프를 넣거나 체인 무늬를 넣은 샤이니(shiny) 실버 제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것.신세계백화점 서울 충무로 본점 넥타이 매장의 이윤경 매니저는 "핑크,옐로 등 화려한 색상보다 큐빅 장식으로 반짝이는 넥타이가 최근 각광을 받고 있다"며 "주얼리가 달린 넥타이가 하루 매출의 80%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 아이템"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남녀를 가리지 않고 반짝이 패션이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것은 '반짝이'가 장식을 최소화하는 '미니멀리즘'을 보완할 패션 아이템으로 주목받아온 데다,공상과학의 영향을 받은 '퓨처리즘'(미래주의)이 가세했기 때문이다. 올 여름 무더위가 예고되면서 시각적으로 시원함을 느끼게 해주기 때문이라고 진단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신원의 박난실 여성복 브랜드 '씨(si)' 담당 디자인실장은 "반짝이 소재의 제품은 시각적으로 상쾌한 기분을 주며,입었을 때 시원한 느낌이 드는 데다 셔츠만 입었을 경우 실루엣이 과도하게 드러나는 것을 막아준다"고 말했다.

코오롱의 변선애 지오투 디자인 실장은 "퓨처리즘과 미니멀리즘의 영향으로 무채색 계열의 수트와 셔츠가 유행하면서 같은 컬러의 타이에 비즈로 포인트를 줌으로써 더욱 세련된 패션을 완성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화장품도 '샤이니(shiny) 컬러' 급부상

화장품 시장에서도 반짝이 코드가 인기를 모으고 있다.

건강하고 윤기있는 도자기 피부 연출이 트렌드로 급부상하면서 고운 펄감과 촉촉한 피부를 표현해 주는 제품들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것.

아모레퍼시픽의 라네즈는 자연스럽고 투명한 펄부터 신비한 메탈릭 펄까지 선보인 '프로페셔널 셀렉션 섀도'를 이달 초 내놓았다.

이 회사의 김희선 팀장은 "올 여름 유행하는 펄 메이크업은 기존의 펄감만을 강조한 과장된 메이크업이 아니라 미세한 크기의 펄이 자연스럽고 은은하게 빛나는 피부를 표현해주는 메이크업"이라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의 헤라도 펄 함유 제품의 인기에 힘입어 6월에도 베이스 메이크업과 여름 캠페인 제품에 고급감이 느껴지는 펄감 효과를 내는 제품들을 대거 출시할 계획이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