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백화점 업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영토 전쟁'이 내륙 중소도시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14일 보도했다.

중국 내륙 지역 주민의 구매력이 높아지면서 외국계 백화점이 이 지역으로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말레이시아 화교자본 백화점인 파크슨의 올해 사업목표는 '내륙 도시 공략'이다.

중국 26개 도시에 25개 백화점을 운영하고 있는 이 회사는 올해 청두(成都) 시안 항저우 등에 백화점을 새로 오픈할 계획이다.

그동안 중국 업체와 합작으로 운영해온 윈난 랴오닝 저장 등의 5개 백화점은 파트너로부터 지분을 모두 사들였다.

독립 경영체제를 구축,보다 공격적으로 '내륙 경영'에 나서자는 의도다.

일본 소고백화점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5개월 사이 다롄,톈진,칭다오의 현지 백화점을 인수한 데 이어 헤이룽장 하얼빈에서는 백화점 신축 공사를 하고 있다.

소고는 작년 12월 10억2000만위안(약 1300억원)을 들여 랴오닝성 선양의 중심 상가를 매입,2009년까지 31만㎥ 규모의 대형 유통센터를 건립키로 했다.

중국의 지방 백화점들도 수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동안 지방 백화점들은 각 성(省) 시장을 거의 독점해왔으나 외자기업들의 공세로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장쑤성의 최대 백화점 업체인 진잉(金鷹)이 대표적인 예이다.

이 회사는 옌청,화이안 등 장쑤성에 대형 백화점을 새로 오픈한 데 이어 윈난성 쿤밍에도 진출했다.

장쑤성에서 벗어나 전국으로 영업 범위를 확장하자는 전략에서다.

이 회사 관계자는 "동부 연안 도시를 거점으로 활동했던 외자기업들이 내륙으로 몰려들면서 지방 유통 업체들이 충격을 받고 있다"며 "외국 업체와의 제휴,다른 성으로 진출 등 다각적인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 백화점 업계 매출 증가율은 지난해 16.5%에 달해 전체 유통시장 증가율(13.7%)을 웃돌았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전했다.

이는 중국 소비자의 구매력 상승에 따라 고급 제품 수요가 늘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또 주요 도시의 중산층으로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는 신용카드 보급도 백화점 업계 매출 증가의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크레디스위스가 작년 10월 중국 주요 도시 27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25%가 신용카드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우덕 기자 wood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