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론분열 극복위해 좌파인사 각료 영입 예정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당선자가 16일 공식 취임하면서 임기 5년의 차기 대통령으로서 업무를 개시한다.

사르코지 당선자는 이날 오전 11시 자크 시라크 현 대통령으로부터 대통령직을 인수하고, 곧바로 독일로 날아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유럽연합(EU) 헌법 부활 문제 등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사르코지는 이어 17일 자신과 함께 개혁 정책을 견인할 새 총리를 임명한다.

총리 후보로는 온건 개혁 성향의 프랑수아 피용 전 교육장관이 유력하다.

또 18일 또는 늦어도 20일까지는 새 내각을 구성할 예정이다.

사르코지는 이미 각료 수를 15명으로 줄여 작은 정부를 만들고, 최소 7명의 여성 각료를 임명하겠다고 예고했다.

그는 또 국론 분열을 극복하기 위한 의지로, 야권의 좌파 인사들을 일부 각료로 임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에서 승리하긴 했지만, 사회당 후보에게 표를 준 46.94%의 목소리, 대학생과 이민자 사이에서 만연하는 반(反) 사르코지 성향을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

그는 지난 주말을 파리 외곽 베르사유궁의 옛 왕실 사냥터에서 보내면서 정치권 인사들을 두루 접촉하며 조각(組閣)을 구상했다.

사르코지를 만난 장-피에르 라파랭 총리는 통합적인 열린 정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대의 전격 인사는 외무장관 임명에서 나올 수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사르코지는 이미 외무장관을 지낸 사회당 인사 위베르 베드린과 접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드린은 1999년에 코소보 위기에 관한 프랑스의 외교정책을 주도했었다.

사르코지는 또 다른 사회당 인사인 클로드 알레그르에게 입각을 권유했으나 완곡하게 거부당했다.

이에 따라 프랑수아 올랑드 사회당 전국 서기는 사르코지의 입각 권유를 거부하라고 당 인사들에게 촉구하며 문단속에 나섰다.

이에 앞서 사르코지는 지난 11일 파리를 방문한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와 만나 현안을 논의했다.

다음달 27일 퇴임을 앞둔 블레어 총리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사르코지와 회동에서 사르코지가 주장하는 범위가 축소된 미니 EU 헌법 채택 방안을 지지했다.

두 사람의 단합된 모습으로 미뤄 다음달 열리는 EU 정상회의에서 두 사람이 결속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AP 통신은 진단했다.

블레어 총리는 사르코지와의 회동에 앞서, 자신과 마찬가지로 퇴임 직전에 있는 자크 시라크 대통령과 고별 만남을 가졌다.

두 사람은 과거의 이견을 뒤로 하고, 군사협력, 아프리카 빈국 지원, 지구온난화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에 초점을 맞추며 대화를 나눴다.

이라크 전, EU 정책 등을 둘러싼 이견으로 인해 적잖이 껄끄러운 관계에 처했었던 두 사람은 이날 회동을 끝으로 이견과 협력의 10년 관계를 마감했다.

(파리연합뉴스) 이성섭 특파원 le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