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당+진보당 중도우파연정 붕괴 가능

12일 치러진 아이슬란드 총선에서 게이르 하르데 총리의 독립당이 제1당으로 승리를 거뒀다.

독립당과 진보당의 중도우파 연정은 1석 차이로 간신히 과반 의석을 확보했으나 독립당이 이번 선거에서 부진한 진보당과 연정을 고수할 것인지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다.

13일 오전 끝난 총선 개표 결과 하르데 총리의 독립당은 2003년 총선 당시 33.7%의 득표율보다 높은 36.6%의 득표율로 25석을 얻었다.

그러나 독립당의 연정 파트너인 진보당은 2003년의 17.7%보다 낮은 11.7%의 득표율로 7석에 그쳤다.

독립당과 진보당 연정은 전체 63석 중 32석으로 과반 의석을 가까스로 확보했다.

나머지 4개 정당은 득표율 51.7%로 31석을 차지했다.

제2당인 사회민주연합은 2석을 잃어 18석을 차지했고 좌파 녹색운동은 4석이나 추가하며 9석을 확보했다.

선거 전 진보당의 부진이 예상됨에 따라 정치 분석가들은 독립당과 사회민주연합의 좌우동거 정부가 탄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으며 하르데 총리도 그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좌파 녹색운동과 독립당의 연정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독립당과 진보당은 지난 16년 동안 연정 파트너로 아이슬란드를 이끌어왔으며 이 기간 아이슬란드는 경제 발전에 성공,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 가운데 하나가 됐다.

어업이 주 산업인 약소국에서 1인당 국민소득이 2만달러를 웃도는 부국으로 급성장한 것.
독립당은 아이슬란드 경제 발전의 주역으로 1당 자리를 지킬 수 있었지만 이번 총선에서 알루미늄 제련소 건설 문제가 쟁점으로 부상하면서 기업의 이해를 대변하는 진보당은 패배를 안았다.

반면 좌파 녹색운동과 사회민주연합은 제련소 건설이 경제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기 전까지는 제련소 프로젝트를 추진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욘 지구르트슨 진보당 당수는 최종 개표 전 "큰 충격"이라며 "패배가 확실하면 연정에서 떠날 것"이라고 말해 연정붕괴 가능성을 시사했다.

아이슬란드에서는 정당 사이에 이데올로기 차이가 크게 없으며 적과 동지 사이에 정치적 연대가 흔한 일이기 때문에 연정 파트너를 바꾸는 게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정치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유럽 북서부의 섬나라인 아이슬란드의 의회 알싱(Althing)은 930년 설립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의회며 이번 총선에는 유권자 22만1천368명 중 83.6%가 투표했다.

(런던연합뉴스) 김진형 특파원 k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