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이 있다.

돈에 대한 습관도 마찬가지다.

어릴 때부터 올바른 금융관을 습득한다면 평생 도움을 주는 생존 무기가 된다.

반면 돈에 대한 교육이 부실할 경우 어른이 돼서도 어떻게 돈을 벌어야 하는지를 모른다.

설사 돈을 번다 해도 번 돈을 통해 어떻게 인생을 행복하게 개선하는지를 알지 못한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자녀들에게 올바른 경제 관념이나 부자 마인드를 선물하는 것이 어떨까.

경제교육을 자연스럽게 받을 수 있는 금융 상품을 선물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돈에 대한 긍정적인 개념을 세워라

'돈은 하느님으로부터 선물을 살 기회를 준다.' 유대인의 생활 지침서인 탈무드에 나오는 말이다.

돈은 악이나 저주가 아니며 오히려 사람을 축복하는 도구라는 게 탈무드의 가르침이다.

이로 인해 돈은 갖가지 기회를 만들 수 있는 유용한 연장이라고 유대인들은 믿는다.

이 같은 지침에 따라 그들은 어릴 적부터 돈의 긍정적인 면을 배우고 존경받는 부자가 되는 법을 교육받는다.

반면 한국 사람들에게 돈의 관념은 조금 다르다.

청빈을 미덕으로 여긴 유교문화에 젖어 예전엔 돈을 비천하게 봤다.

돈을 밝히면 속물이라는 등 돈에 대한 부정적인 면만을 앞세웠다.

이로 인해 돈에 관한 체계적인 교육이 부족했다.

요즘에도 교실에서 경제용어들은 가르치지만 돈을 어떻게 버는 것인지, 또 번 돈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는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는다.

돈의 얼굴은 주인에 따라 결정된다.

돈은 터부(금기)의 대상이 아니며 그렇다고 인생의 전부도 아니다.

어렸을 때부터 돈에 대한 가치관을 정립해주는 것이 돈의 노예가 아닌 돈의 주인이 되도록 하는 지름길이다.

◆용돈은 가장 중요한 금융교육 수단

경제교육을 시키는 데 용돈만큼 효과적인 방법은 없다.

적당한 액수의 용돈을 정기적으로 주는 게 좋다.

용돈을 지나치게 많이 주거나 자녀가 요구할 때마다 주면 어린이들은 자신의 소비 욕망을 조절할 수 없다.

또 물질적 쾌락에 빠지거나 다른 친구들에게 위화감을 줄 수도 있다.

용돈은 저학년의 경우 주 단위로, 고학년의 경우 월 단위로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를 통해 계획적인 지출 습관을 키울 수 있다.

저축은 저금통에 쌓아두지 말고 정기적으로 은행 등 금융기관을 이용토록 하자. 일단 저축을 했다면 꼭 필요할 경우에만 일부를 찾아 쓰도록 만들어야 한다.

저축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지속적으로 저축 습관을 갖게 해야 한다.

부모들이 직접 가계부를 기록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용돈 기입장을 기록하게 하는 것도 좋은 경제교육이다.

자녀들은 부모의 일상생활을 통해 돈 모으는 법과 돈 쓰는 법을 배운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저축뿐 아니라 투자의 의미도 가르쳐라

세계 경제를 움직이는 '경제 대통령'으로 불렸던 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어렸을 때 아버지로부터 금융교육을 철저히 받았다.

주식 중개인으로 일하던 아버지는 그를 증권사로 데려가 주식과 채권이 무엇이고 저축과 투자 등 자산관리는 어떻게 하는 것인지를 가르쳤다고 한다.

'금융 조기 교육'이 그를 경제 대통령으로 만들었던 셈이다.

하지만 아직 한국의 대부분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단지 '아끼고 저축하라'는 식의 기초적인 경제교육에 그치고 있다.

이런 훈육적인 생활 강령에서 한걸음 나아가 주식 10주나 어린이 펀드 등을 선물, 자연스럽게 투자 마인드를 길러주는 것도 좋은 금융교육 방법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