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구직 단념 1년새 1만명 늘어 415만명

고용률(취업자를 생산가능인구로 나눈 백분율)이 높아지지 않는데도 실업률이 떨어진 이유는 무엇일까.

한국개발연구원(KDI)은 8일 '최근의 실업률 하락 및 고용률 정체요인 분석 보고서'를 통해 "이는 취업을 포기하는 청년층이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실업자 수를 줄인 결과"라고 진단했다.

청년층의 취업 포기 증가(취업자 감소)는 청년층의 인구 감소와 맞물려 전체 고용률엔 큰 변동을 가져오지 않고 있다.

하지만 취업 포기자는 실업자로 분류되지 않아 실업률을 낮추는 일종의 '착시'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취업 포기 청년층 1년 새 10만명 증가

2006년 말 현재 15∼24세의 청년층은 모두 598만3000명.이 가운데 취업자는 162만7000명으로 27.2%에 불과하다.

실업자는 16만9000명으로 2.8%.경제활동인구는 30%에 그치고 나머지 70%인 418만6000명은 비경제활동인구다.

비경제활동인구 청년층 가운데 잠재실업자 3만2000명을 제외한 절대다수 415만4000명은 경제학 용어로 순수 비경제활동인구.풀이하면 '취업 의사가 없고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취업 포기자'이다.

청년층 취업 포기자는 지난 1년 새 10만명이나 늘었다.

전체 청년층 가운데 취업 포기자 비중도 2005년 66.3%에서 69.4%로 뛰었다.

청년층 취업 포기자 증가로 전체 고용률에 대한 청년층의 기여도는 지난해 4.2%에 그쳐 전년의 4.8%보다 떨어졌다.

반면 중고령층(25~64세), 노령층(65세 이상)의 기여도는 각각 51.8%와 3.7%로 전년의 51.4%와 3.5%보다 상승했다.

유경준 KDI 연구위원은 "청년층의 취업 포기엔 다양한 원인이 있지만 경력직을 선호하는 기업(수요 측면)과 고학력화에 따른 청년층의 높은 기대수준(공급 측면) 간 큰 괴리가 가장 큰 원인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유 연구위원은 "앞으로 고용정책은 청년층의 경제활동 참여를 촉진할 수 있는 방향으로 교육 및 노동시장 환경을 조성하는 데 중점을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특히 노동 수요에 부응하는 교육과정 편성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고용률 개념 변경도 검토해야


보고서는 "중장기적 관점에서는 인구구조의 고령화도 경제 전체 고용률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고용률의 분모인 생산가능인구는 15세 이상 모든 인구로 정의되고 있다.

하지만 64세 이상의 고령층은 생산활동에 사실상 참여하지 않고 있다.

고령화에 따라 분모는 늘고 있는데 분자인 취업자는 감소할 경우 고용률이 낮아진다는 얘기다.

유 연구위원은 "한국도 생산가능인구 및 고용률을 낼 때 일부 선진국처럼 15∼64세 인구를 기준으로 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 일본의 경우 15세 이상 인구 기준 고용률은 2005년 현재 57.3%에 그쳤지만 15∼64세 인구 기준 고용률은 69.3%로 나타났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