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변화를 주도할 최고의 경쟁력은 역시 디자인."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디자인 경쟁력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8일 서울 역삼동 GS타워에 있는 LG전자 디자인경영센터를 방문한 자리에서다.

매년 한 번씩 디자인경영센터를 찾는 구 회장은 올해는 남용 LG전자 부회장,김반석 LG화학 사장,권영수 LG필립스LCD 사장 등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진을 모두 대동,'디자인 경영' 의지를 내보였다.

구 회장은 이날 휴대폰,디스플레이,생활가전 등 3개 분야에서 디자인을 강조한 제품들을 일일이 살펴보고 각 분야 디자인연구소장들로부터 자세히 설명을 듣는 등 깊은 관심을 보였다.

그는 이 자리에서 "고객의 잠재 니즈를 발굴해 고객의 생각보다 한 발 앞서 라이프 스타일을 선도하는 독창적 디자인을 창출하라"며 "고객 편의에 맞춘 보이지 않는 디자인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구 회장의 이 같은 지시에 따라 LG전자는 선행(先行) 디자인 프로세스 강화 등 4대 디자인 경쟁력 강화 방안을 마련했다.

선행 디자인 프로세스란 개발 초기 단계부터 디자인을 주축으로 상품기획,설계,마케팅 등 관련 부서가 협업팀을 운영해 제품을 만드는 방식.개발,생산,마케팅,영업 등 일련의 과정을 모두 디자인 중심으로 진행하겠다는 얘기다.

LG전자는 둘째로 해외 디자인센터를 지역별로 특화하기로 했다.

△세계의 패션을 주도하는 이탈리아 밀라노 디자인센터에서는 2∼3년 후 시장을 선도할 선행 디자인 컨셉트 개발에 △주요 시장인 중국 베이징과 미국 뉴저지는 현지 라이프 스타일 기반의 디자인 창출에 △일본 도쿄는 소재,컬러 등을 통한 표면 처리 디자인 기술 연구에 각각 집중할 방침이다.

동시에 해외 디자인 업체와의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휴대폰의 경우 10여개 디자인 업체들과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올 하반기에는 프라다폰을 넘어서는 휴대폰 디자인을 선보일 계획이다.

셋째 컨셉트,스타일,인터페이스,마무리 등 디자인 핵심 역량을 강화하기로 했다.

LG만의 독창적인 디자인 컨셉트를 고객에게 일관성 있게 전달할 뿐 아니라 사용의 편리성과 직결되는 인터페이스 등에도 더욱 신경쓰겠다는 의미다.

넷째로 LG전자는 슈퍼 디자이너 육성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단순히 그림을 잘 그리는 디자이너가 아니라 미래 변화를 예측해 글로벌 히트 제품을 만들어내고 새 사업 기회를 포착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디자이너를 키운다는 것.

이를 위해 올해부터 우수 디자이너들을 해외 선진 교육기관에 파견하는 등 '슈퍼 디자이너 후보군 과정'을 운영하기로 했다.

또 세계 최고 수준의 디자이너를 과감하게 영입해 현재 2명인 슈퍼 디자이너를 늘려 나간다는 방침이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