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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성화와 브랜드, 국제교류 '선택과 집중'

사업성과 왕성, 신입생 경쟁률 역대 최고

경상대학교(총장 조무제 www.gnu.kr)가 2007년도 신입생 모집에서 역대 최고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방대학의 경우 학생 수가 줄어들면서 '살아남는 게 경쟁력'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신입생 모집에 사활을 걸고 있는 실정. 이 대학은 지방대학이 처한 위기를 당당히 딛고 오히려 역대 최고의 신입생 경쟁률을 보이는 기염을 토했다.

학생들이 경상대학교의 문을 두드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답은 간단하다.

학생들이 국제적 경쟁력을 갖춘 인재로 발전할 수 있도록 '비전'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상대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2003년부터 세 가지 중장기 로드맵인 △브랜드화 전략 △국제교류 △특성화를 수립하고 대학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세 가지 중장기 로드맵은 뚜렷한 성과를 거두며, 여타 대학의 벤치마킹 사례가 되고 있다.

지난 1월12일 교육인적자원부는 전국 45개 국립대학을 대상으로 실시한 '2006년도 국립대학 혁신수준 진단 결과'를 발표했다. 경상대는 이 평가에서 A등급(우수대학)을 받았다. 경상대가 자율적으로 추진해 온 △EZ프로그램 △복수학위제 프로그램 등이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EZ(English-Only Zone)프로그램'은 브랜드화 전략 중 하나로 국제화 전문 인력 양성이 목표다. 주목할 점은 기존의 단순 생활영어(주당 3시간 강의) 형태가 아닌 해외에 나가지 않고도 생활영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는 '영어 캠프형 교육'을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는 것이다.

EZ프로그램은 해마다 1000여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영어전용 강의동'에서 외국인 강사와 함께 영어로만 생활하도록 한 것. 안내요원, 청소원, 경비원 등 모두를 영어권 외국인으로 충원했을 정도로 영어전용 강의동은 하나의 '영어 섬'으로 만들어졌다. 프로그램 참여자의 만족도는 매우 높다. 참가 학생 90% 이상이 외국인과 대화해도 두려움이 없어졌다고 응답했으며, TOEIC시험은 평균 43점, 말하기능력 평가는 평균 68점이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경상대는 EZ프로그램을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와 연계해 '영어마을(English Town)'을 조성할 계획이다. 영어마을의 궁극적인 목표는 초중고 학생 및 지역주민들에게 개방해 저렴한 비용으로 해외어학연수와 동일한 교육 효과를 제공하는 것이다.

'복수학위제 프로그램'은 국제교류사업의 일환이다. 경상대는 현재 자매결연을 맺은 중국, 러시아 대학과 '복수학사학위제(2+2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이미 미국 퍼듀대학교와 미주리대학교와는 복수박사학위제를 국내 최초로 실시해 청와대에서 성공사례로 발표되는 등 타 대학의 모범사례가 됐다.

마지막으로 특성화 사업은 언론에서 수차례 조명 받았을 정도로 성공한 사업이다. 경상대는 특성화 사업을 통해 '연구중심대학'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특성화 분야는 크게 세 가지로 구분된다. 생명과학과 기계항공공학, 나노 및 신소재 분야다. 특성화 사업이 이룬 성과는 눈부시다.

경상대의 3가지 특성화 분야는 모두 교육부 주관 지방대학 혁신역량 강화사업인 '누리사업'과 2단계 BK21 사업에 선정돼 정부지원을 받고 있다. 농생명사업단은 1단계 BK사업단 중 최우수사업단으로 선정돼 2005년 대통령 표창을 받기도 했다. 2단계 BK21 사업에서는 8개 사업단(팀)이 선정돼 울산ㆍ경남지역 대학 중 가장 많은 지원을 받고 있다. 특히 농생명 글로벌인재 육성사업단은 전국단위 대형 사업단으로서 경북대와 함께 단 2곳만 선정된 것이어서 의미를 더하고 있다.

경상대의 생명과학분야는 과기부의 우수연구센터(SRC), 국가핵심연구센터(NCRC), 기초의과학연구센터(MRC)를 모두 유치하는 성과를 보이기도 했다.

경상대학교가 추진하고 있는 경쟁력 강화 로드맵은 지방대학의 성공사례를 넘어 우리나라 고등교육이 나아가야 할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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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조무제 총장

"대학에 경영원리 도입해 알찬 성과"

2003년 제7대 총장으로 취임한 조무제 총장은 경상대의 어제와 오늘을 다르게 한 주인공이다.

그는 '대학도 기업처럼 경영할 수 있다'는 사례를 남기고 있다.

국립대학 최초로 학과 및 교수 평가시스템을 도입했으며, ERP(전사적자원관리) 추진을 통한 행정서비스 혁신을 단행했다.

성과위주의 인센티브제도를 도입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취임 직후 3대 학술지에 논문을 발표한 생명과학 분야 교수에게 인센티브를 종전의 5배로 올리는 '파격'을 단행했다.

비영리조직인 대학에 경영원리를 도입한 조무제 총장의 선택은 적중했다.

경상대는

최근 5년간 생명과학분야 30여종의 학술지에 200여편의 논문을 게재했으며, 세계적 학술지인 네이처와 셀 등에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

그 과정에서 40여명의 박사를 배출했고, 그 중 30여명은 하버드, 예일대 등 세계 유명기관에서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조무제 총장은 "어떻게 뽑느냐보다는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가 중요하다"며 "2010년까지 특성화 분야를 세계 '톱10'에 진입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또 "10년 후에 노벨과학상 수상자를 경상대가 배출한다는 '10·10· 10' 비전을 세워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