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의 A 꽃 도매시장.어버이날과 스승의 날,성년의 날 등 꽃 시장의 최대 성수기인 5월을 맞아 빨간 카네이션이 매장 앞을 장식하고 있었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은 품종도 같고 판매 송이 수도 같은 카네이션 값이 매장에 따라 1000∼1500원가량 차이난다는 것.

B 꽃집의 한 관계자는 "국산 카네이션 한 속(10송이)은 3000∼4000원인 데 비해 중국산은 1000∼1500원 정도 싸다"며 "가격은 물론 꽃잎 상태와 색상 등 품질도 쓸 만해 중국산 카네이션이 최근 1∼2년 사이 국내로 대거 반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5월 성수기를 겨냥해 중국산 카네이션이 대량으로 국내에 들어오고 있다.

2일 국립식물검역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3월 말까지 수입된 중국산 카네이션 물량은 95만7370송이로 작년 같은 기간(86만5670송이)에 비해 11%,4년 전 같은 기간(22만7540송이)보다는 320%나 증가했다.

지난해 4월 한 달간 중국산 카네이션의 국내 수입 물량(499만3014송이)이 3월까지의 총 수입 물량을 다섯 배가량 웃돌았던 것을 감안하면 지난달에도 수입 규모가 크게 늘어났을 것으로 화훼업계는 보고 있다.

한상진 국립식물검역소 화훼수입과 사무관은 "최근 항공편을 이용해 카네이션 재배지인 중국 윈난성과 푸젠성 등지의 남부 지역에서 4∼5월 두 달 사이에 집중적으로 국내에 수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국산 카네이션의 총 생산량은 9000만송이(농림부 추정치)로 같은 기간 중국산 카네이션의 총 수입 물량 690만9624송이보다 물량 면에선 압도적이다.

하지만 국산 카네이션보다 1000∼1500원(한 속)가량 싼 중국산이 도·소매 시장에 깔리면서 한철 장사나 다름없는 국산 카네이션 시장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게다가 국내 카네이션 재배농가는 최근 유가 급등에 따른 경영 부담과 타산성 악화 등으로 다른 작목으로 전환하는 경우가 늘고 있어 국산 카네이션 도매값은 계속 오름세다.

이날 서울 양재동 화훼공판장에서 카네이션 중 가장 많이 팔리는 품종인 '데지오'(한 속)의 도매가는 9142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69% 가격이 뛰었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