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전시장 사퇴 적극 만류..내일 공식입장 발표
상임고문단도 `강대표 중심' 당수습 촉구

한나라당 내분이 봉합 쪽으로 급속히 무게중심을 옮겨가고 있다.

강재섭(姜在涉) 대표의 쇄신안 수용 여부를 놓고 이재오(李在五) 최고위원의 사퇴라는 초강수를 통해 정면승부를 벌일 것인지, 쇄신안을 수용하고 당 내홍을 일단 봉합할 지를 놓고 고심해온 이명박(李明博) 전 서울시장과 이 최고위원은 1일 오전과 오후 두 차례에 걸친 긴밀한 협의끝에 2일 오전 10시께 각각 공식 입장을 발표키로 했다.

주호영 비서실장은 "이 전 시장과 이 최고위원이 오늘 밤 여러 사람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내일 오전 최종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고, 또 다른 핵심 관계자는 "이 전 시장이 안국동 캠프 사무실에서 쇄신안 수용과 당 화합을 촉구하는 회견을 갖고, 이 최고위원은 별도로 불사퇴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재오 최고위원은 현 지도부를 해체하고 당을 일신해야 한다는 입장을 강하게 개진했지만, 이 전 시장이 강 대표의 쇄신안이 만족스럽진 않지만 당의 화합을 위해 인내하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면서 사퇴를 적극 만류했다"며 "사퇴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방호 의원도 "이 최고위원이 사퇴할 경우 발생할 당의 혼란과 분열의 책임이 이 전시장에게 쏠린다는 점이 큰 부담이 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아직 캠프내 소장파 의원들의 강경 주장이 여전하지만 이 전시장은 당의 안정을 원하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이상득 국회부의장과 김수한 전 국회의장, 박희태 전 국회부의장 등은 이 최고위원과 잇따라 접촉을 갖고 사퇴를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날 저녁 강 대표와 상임고문단 만찬에서도 ▲박근혜(朴槿惠) 전 대표와 이 전 시장 양대 대선주자의 4.25 재보선 참패 사과 및 상생경선 다짐을 위한 공동 기자회견 개최 ▲이재오 최고위원의 불사퇴 등 2가지를 요구키로 결정했다.

강 대표는 이 자리에서 "깨끗이 사퇴하는 게 도리라고 생각하지만 여러 위기상황을 두고 나 혼자 편하기 위해 자리를 피하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라며 `불사퇴' 입장에 변화가 없음을 거듭 강조했다.

이 최고위원이 사퇴하지 않고 강 대표 체제 유지쪽으로 가닥을 잡을 경우 내분사태는 급속히 봉합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이 전 시장측은 국민참여 비율을 높일 수 있는 경선 룰 조정 등을 포함한 추가 쇄신책을 제시하며 강 대표를 계속 압박할 것으로 알려져 내분은 새로운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도 있다.

박 전 대표측이 경선 룰 조정에 강경 반대 하는 입장이어서 박.이간 전면전은 불가피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또 일각에서는 이 최고위원이 아직도 강경 입장을 완전히 거둔 것은 아니어서 사퇴 가능성은 반반 이라는 시각도 있어 최종 결과 발표가 주목된다.

앞서 박 전 대표는 이날 인천 중앙병원 산재 환자들을 위로 방문한 자리에서 "올해 있을 대사를 앞두고 당이 빨리 안정돼 한 마음으로 나가도록 노력하는 것이 국민이 바라는 바"라며 이 전 시장측의 조속한 쇄신안 수용을 우회적으로 촉구했다.

최경환 의원은 "이 최고위원이 끝내 사퇴한다면 그것은 당을 깨자는 것으로 밖에 받아들일 수 없으며, 그럴 경우 당 분열에 대한 책임은 이 전 시장측에서 몽땅 뒤집어쓸 수 밖에 없다"고 `당 분란 책임론'을 제기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현재 기자 kn020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