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현대차 체코 공장 기공식이 열린 체코 노소비체.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이 신났다. 체코 기공식 때문이 아니다. 여수 엑스포 유치에 나서면서다. 행사에 앞서 VIP룸에서 열린 체코 정부 관계자들과의 만남은 정몽구 회장이 거의 혼자 주도했다. 에브젠 토세노브스키 주지사등 체코 주정부 관계자들과 공장 건설에 대해 간단한 인사를 마친 정 회장은 곧바로 김병준 청와대 정책기획위원장 등 체코를 방문한 여수 엑스포 유치 대표단을 주지사에게 소개했다. 정의선 기아차 사장도 인사를 시켰다. 체코 공장 기공식은 아예 뒷전 같다. 행사 직전 체코 정부 대표로 마르틴 지만 체코 산업통상부 장관이 도착했다는 소식을 이봉재 비서실장이 전하자 정몽구 회장이 벌떡 일어섰다. 앞으로 나가 두 손으로 마르틴 지만 장관을 맞이하더니 역시 현대기아차 그룹 사장단보다 여수 엑스포 유치 대표단을 먼저 소개한다. 기념으로 사인을 해달라, 이 사람은 누구다며 시종 일관 웃으며 자리를 주도하던 정몽구 회장. 갑자기 테이블 옆에 있던 여수 엑스포 유치 홍보 입간판을 보더니 외쳤다. "여수 엑스포 옆에서 사진 찍읍시다." "내가 여기서고 김병준 위원장이 자리를 잡아주시고.. 자 장관님은 여기 서고..." 정몽구 회장과 김병준 위원장 등 여수 엑스포 유치 대표단, 그리고 체코 정부 관계자들이 여수 엑스포 유치 홍보 입간판을 두고 포즈를 취했다. 체코 정부 관계자 옆으로 팔을 두른 정몽구 회장이 둘러싼 내외신 사진기자들에게 또한번 큰소리로 주문했다. "사진 잘 찍어야돼" 38년생인 정몽구 회장은 우리나이로 올해 70. 슬로바키아에 체코에 긴 여정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체코 정부 관계자들에게 여수 엑스포 유치 지원을 요청하는 정몽구 회장 얼굴엔 피곤한 기색이 없다. 국내 재계 2위. 지난해 인터브랜드 조사에세계 브랜드 75위의 현대기아차그룹 총수지만 상대방이 누구든 상관없이 먼저 손을 내밀고 여수 엑스포 유치 지원을 요청했다. 현대차그룹하면 대부분 '뚝심 경영'을 떠올린다. 목표가 정해지면 한 곳으로 온 힘을 모아서 기어이 해내고 마는 현대차의 뚝심. 25일 체코 기공식장에서 보여준 정몽구 회장의 모습은 현대차그룹의 뚝심이 어디에서 나오는 지 충분히 보여줬다. 박성태기자 stpark@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