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화장품 브랜드 '미샤'로 한때 유명세를 탔던 에이블씨엔씨에 외국계 큰손들이 잇따라 주주로 참여해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3일 미국계 펀드인 피콧캐피탈은 에이블씨엔씨 주식 28만4164주를 장내 취득,6.77% 지분을 확보했다고 공시했다. 투자목적은 단순투자라고 밝혔다.

이번 지분 취득은 피콧캐피탈 산하 헬스케어이머징마켓펀드 등 3개 펀드를 통해 이뤄졌다. 피콧캐피탈이 국내 상장사 주식에 투자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피콧캐피탈에 앞서 미국계 오펜하이머 펀드도 단순투자 목적으로 에이블씨엔씨 주식 22만6888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지분율은 5.4%에 해당된다. 이 밖에 템플턴자산운용은 아시아성장주펀드 등을 통해 2005년 8월 에이블씨엔씨 지분 5% 이상을 신규 취득한 이후 주식을 장내에서 꾸준히 매입,현재 지분율은 8.28%에 달한다. 특히 템플턴의 경우 피콧캐피탈이나 오펜하이머와 달리 투자목적으로 경영참여를 선언하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업계에서는 대형 외국계 펀드들의 잇단 지분참여에 대해 그동안 주가가 많이 하락한 데 따른 저가 매수 측면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에이블씨엔씨는 지난해 화장품 업계 과당경쟁 여파로 매출이 전년 대비 22.6% 감소했으며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적자로 돌아섰다. 이에 따라 주가도 2005년 2월 상장 후 최고가(5만9800원)를 정점으로 줄곧 하락,올 들어선 5000∼7000원대 박스권에 머물었다.

하지만 에이블씨엔씨는 올초 경영진을 교체한 이후 구조조정을 통해 턴어라운드를 꾀하고 있는 상황이다.

회사 측에선 여전히 부인하고 있지만 피 M&A(인수·합병)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도 외국인 매수의 이유로 지적된다. 이날 에이블씨엔씨 주가는 피콧캐피탈 지분 취득이 호재로 작용,가격제한폭까지 급등한 7070원에 마감됐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